불붙은 무료환전 경쟁···은행권, 너도나도 출사표
불붙은 무료환전 경쟁···은행권, 너도나도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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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무료 수수료' 서비스 출시후 경쟁 치열
해외 여행객 증가에 수요↑···시중銀, 경쟁대열 합류
"환치기·카드발급 실적 강요 등 부작용도 속출
인천공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무료 환전서비스를 둘러싼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해외 직구족(해외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 종식과 함께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젊은 층이 주 타깃이다 보니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 간 총성 없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무료 환전 이외에도 ATM 수수료 면제, 결제 시 체크카드 자동 환전 결제 등 다양한 혜택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끌어 모이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해 1월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환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한 달 만에 50만명의 소비자를 모았고, 외화통장은 출시한 지 한 달도 안 돼 60만좌를 넘어섰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개설하면 17개 통화를 24시간 내내 수수료 없이 환전할 수 있다.

인기의 비결은 별도의 체크카드를 발급받지 않아도 기존 체크카드를 외화통장과 연결시키는 서비스로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어서다.

토스뱅크를 사용하는 A씨는 "평소 사용했던 체크카드로 바로 해외 직구(직접구매)를 할 수 있고 수수료가 무료라는 말을 듣고 외화통장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도 환전 서비스 경쟁에 참전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말 하나은행과 협업해 최대 90% 환율 우대 환전 서비스를 출시했다.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환전 신청을 한 후 당일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외환을 수령할 수 있다. 해외여행을 할 때 출국 전 공항 내 하나은행 인천국제공항 환전소에서 수령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핀테크 스타트업 '트래블 월렛'과 협업해 환전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외환 서비스 핀테크 스타트업 트래블 월렛과 지난 7일 MOU를 맺고 외환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2분기 출시를 목표로 다양한 외환 서비스를 준비할 예정이다.

시중은행들 역시 앞다투어 환전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내달부터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 플랫폼인 '트래블로그'의 환전, 해외결제 수수료 면제 혜택을 통화 26종에서 41종으로 확대 적용한다. 트래블로그는 하나금융이 지난 2022년 7월 내놓은 서비스로,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무료환전을 실시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카드와 함께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지난달 출시, 한 달 만에 발급량 30만장을 넘어섰다. 30종의 통화에 대한 환전 수수료가 면제되고, 해외 결제와 현금자동인출기 이용 수수료도 무료다.

KB국민은행도 KB국민카드와 협업해 다음달 말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다음달 18일까지 자사 앱 KB스타뱅킹에서 달러·엔·유로의 환전 수수료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도 환전 수수료가 무료인 통장과 해외이용 수수료가 없는 체크카드를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환전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국민은 전년 대비 246.6% 증가한 2270만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122만명이었던 해외여행객 수는 2022년 655만명으로 4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환치기 목적의 거래가 포착되거나, 환전 서비스 판매 강요 등과 같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19일 '평생 무료 환전' 서비스를 출시한 지 2달여 만에 토스뱅크 외화통장 거래 한도를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무료 수수료를 활용한 초단타 환투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현재 하루 거래한도를 1000만원, 월 한도를 기존 미화 30만달러에서 한화 1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후발주자인 신한은행은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지난달 14일 출시했다. 하지만 발급 실적에 사활을 걸다보니, 출시 초반에는 본점 직원들에게까지 카드 영업을 시키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등 모든 금융권에서 환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수요가 많은 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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