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과점 깨기' 속도 붙나···대구은행 시중銀 전환·제4인뱅 '촉각'
'은행 과점 깨기' 속도 붙나···대구은행 시중銀 전환·제4인뱅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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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지난 7일 시중은행 전환 본인가 신청
U-Bank(유뱅크) 컨소시엄 등 제4인뱅 출사표 3곳
서울 시내 ATM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ATM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메기'를 등장시켜 5대 시중은행 중심인 은행권 과점체제에 균열을 내겠다는 금융 당국의 구상이 조만간 현실화할 조짐이다.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 추진을 공식화한 곳도 속속 등장하면서 업계에선 신규 플레이어가 '메기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대구은행에 대해 심사에 돌입했다. 앞서 대구은행은 당국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시 인가방식 및 절차'를 마련한 직후인 지난 7일 금융위에 시중은행 인가 신청서를 냈다.

당국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인가 절차와 관련해 예비인가를 생략하면서도 세부심사요건을 꼼꼼히 들여다보겠다고 한 만큼, 대구은행은 신규 인가에 준하는 정도로 인가 신청을 준비했다는 입장이다. 대구은행의 자본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7006억원으로 시중은행 자본금 요건(1000억원)도 충족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공고한 과점체제에서 은행들이 단순 예대마진 영업에 안주해 왔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됐다. 은행 산업을 경합시장으로 전환시켜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게 당국의 밑그림이다. 이는 지난해 초 은행권의 이자 장사, 성과급 잔치를 비판하며 "과점을 깨라"는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결과물이기도 하다.

업계 안팎에선 은행권에 신규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여전하다는 점 등에서 대구은행이 당국의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빠르면 3월 안으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대구은행이 전국구 전환에 성공한다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시중은행이 새로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하는 곳도 나오면서 은행권 경쟁구도가 새롭게 재편될 조짐이다. 작년 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신규 인가를 상시적으로 하겠다고 밝힌 뒤 출사표를 던지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는 모습이다. 과거엔 당국이 인가 방침을 발표한 후 신규 인가가 가능했다.

현재까지 제4인뱅 설립 인가 추진에 나선 곳은 3곳이다. 작년 7월 핀테크 업체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소상공인 대출 특화은행을 만들겠다고 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엔 소상공인·소기업 단체로 이뤄진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소소뱅크)'가 출사표를 던졌다.

소상공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소뱅크 설립준비위는 1분기 중으로 금융 당국에 소소뱅크 설립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중금리 대출 핀테크 스타트업 렌딧과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트래블월렛·루닛, 대형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 등 5개 업체가 손잡은 '유(U)-뱅크 컨소시엄'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준비에 착수했다. 시니어와 소상공인·중소기업, 외국인 등을 겨냥해 '포용 금융'을 제공하겠단 방침이다. 현대해상의 경우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꾸려질 당시에도 참여 검토에 나섰을 정도로 은행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4인터넷은행 등장과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고 해도 경쟁을 촉진하는 핵심 역할을 할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지만, 신규 플레이어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대구은행의 경우 불법계좌 개설 이슈로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상태여서 이번 심사에선 내부통제 요건을 충족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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