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건전성 우려·韓 수출 호조에···원·달러 환율, 9.2원 급락
美은행 건전성 우려·韓 수출 호조에···원·달러 환율, 9.2원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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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22.6원 마감···달러인덱스 102.8선까지 하락
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9원 넘게 급락하며, 132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미 지역은행 건전성 우려가 불거진 데다, 고용둔화 우려가 더해지며 국채금리와 달러가치가 급격히 하락한 영향이다. 반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국내 수출은 원화가치를 끌어올리며 대비를 이뤘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9.2원 내린 달러당 1322.6원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세는 국채금리의 급락에 주로 기인한다. 글로벌 벤치마크로 불리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전일 3.956%선에서 이날 새벽(한국시간) 3.816%까지 3.54%나 급락했다. 같은 기간 2년물 금리 역시 4.253%선에서 4.15%로 2.42% 하락했다.

국채금리가 하락한 배경으로는 재부상한 미 지역은행 리스크가 꼽힌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가 5.75달러로 전장 대비 11.1%나 급락했다. 지난달 31일에는 37.6%나 급락한 바 있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가 미 은행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NYCB는 대손비용 등의 영향으로 4분기 순손실을 기록했고, 그 결과 배당금을 70%까지 축소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밸리내셔널뱅코프, 시티즌스파이낸셜그룹, 시노버스파이낸셜 등 다른 미 지역은행들의 주가도 4~6%대 내림세를 보였다.

부진한 고용도 영향을 미쳤다. 전일 미 노동부는 지난주(1월 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2만4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 대비 1만건 가량 증가한 규모로, 시장 예상치(21만3000건)를 크게 웃돈 수준이다.

이처럼 지역은행 우려에 악화된 실업지표가 더해지자, 전일 103.6선을 웃돌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83선까지 하락했다.

수출 호조 역시 원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8%나 증가했다. 두자릿수 증가는 2022년 5월(21.4%) 이후 20개월 만이다. 특히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대비 56.2%나 급증한데다, 대중수출액도 16.1%나 증가하며 20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 같은 호조에 국내증시도 살아났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615.31로 전장 대비 2.87%나 상승했으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조894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도 814.77로 마감, 하루새 2.01%나 올랐다.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은 "연준에 대한 경계감이 희석된 상태에서 반도체와 관련된 수출지표가 잘 나오면서 주식시장이 호전됐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환율을 끌어올렸다고 본다"며 "다만 통화정책 관련 경계감은 남아있으며, 다음주 중국지표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 1310원 정도를 하단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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