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둔화세, 마지막 리스크 잔존···과도한 해석 경계해야"
한은 "물가 둔화세, 마지막 리스크 잔존···과도한 해석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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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및 시사점' 발표
"인내심 갖고 각종 지표 추세적으로 종합 분석"
서울 경동시장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경동시장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각종 물가지표가 둔화세를 보인 가운데, 물가안정기 진입과 관련된 마지막 리스크가 잔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격조정 모멘텀이 남아있는 데다 비용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여지도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일시적인 긍정적 신호에 과도한 의미를 두지 않아야 한다는 진단이다.

29일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은 '물가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및 시사점 : BOK 이슈노트'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안정기의 주요 특징은 크게 △현재 물가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합리적 무관심 △특정 부문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 충격의 자체 소멸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의 등락이 장기 목표치에 벗어나지 않는 상태 등이다.

주요국의 물가안정기 전환 사례를 보면 최초 인플레이션 충격 발생 이후, 충격 발생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평균 3.2년이 소요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인플레이션기에는 부문별 물가 충격이 여타 부문의 가격조정을 촉발했던 반면, 물가안정기에는 부문별 인플레이션의 독립적 충격이 상대가격 변화만을 일으키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부문간 상호작용은 상품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서비스 부문으로 파급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과거 우리나라의 상품·서비스 인플레이션 동향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다.

이런 부문간 인플레이션 충격의 파급에 기대인플레이션이 연결고리로 작용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이 지속성 있는 가격충격으로 인식될 경우, 기업의 상품 가격 결정력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고인플레이션기에는 헤드라인이 근원 인플레이션의 움직임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가격 변화가 여타 부문의 물가 상승으로 파급됐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플레이션 충격의 부문간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경우는 종합지수 측면에서는 근원 인플레이션을 중심으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등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정책분석팀은 역사적으로 물가안정기로의 진입에 실패했던 원인이 마지막 단계 리스크에 대한 부주의에 기인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단계 리스크란 가격조정 모멘텀과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이 상존하는 가운데, 기저효과로 인플레이션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는 상황을 의미한다.

정책분석팀은 해당 사례의 원인으로 정책당국이 디스인플레이션에 소요되는 기간에 대한 부담으로 성급한 완화에 따른 비용을 간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성공 사례를 보면, 통화긴축이 상당기간 일관되게 시행됐을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분석 결과에 비춰 볼 때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는 점차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아지는 모습이지만, 물가안정기진입과 관련된 마지막 단계 리스크가 잔존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책분석팀은 "물가안정기조로의 재진입 여부는 다양한 관점에서 확인해야하는 만큼 확신에 이르기 쉽지 않다"며 "일부 물가지표의 일시적 '긍정신호'에 과도한 의미를 두지 않도록, 다양한 지표들의 추세적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종합 분석·판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과거에 비해 우리 경제의 복원력과 정책역량이 강화됐다"며 "통화정책도 통화량 중심 체계에서 금리 중심 체계로의 전환되는 등 통화정책의 파급 방식이 과거와는 달라졌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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