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이자 '옛말'···저축銀, 평균 예금금리 3%대로 '뚝'
5%대 이자 '옛말'···저축銀, 평균 예금금리 3%대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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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 3.97%···1년새 1.4%p↓
수익성 악화, 연체율 급증 등 리스크 관리 불가피
대출축소로 자금 조달 필요성 감소···수신경쟁 자제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최근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 경쟁을 자제하면서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4%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연말 저축은행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출혈을 각오하고 수신금리 경쟁에 나섰던 것과 달리, 최근엔 수익성 악화와 연체율 급증 등으로 대출문턱을 높이면서 자금 확보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9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상품공시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27일 기준 6개월 3.41%, 12개월 3.96%, 24개월 3.34%, 36개월 3.28%로 모두 3%대를 기록했다. 이날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4.5%다.

지난 1일 4%대 초반(1년 만기 평균 금리 기준 4.06%)을 유지했지만 이마저도 무너진 것인데, 1년 전(5.40%)과 비교해 1.44%p 떨어진 셈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의 경우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 확보를 위한 시중은행과의 수신금리 경쟁 탓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고금리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이런 출혈경쟁은 올해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져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413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저축은행들이 지출한 이자비용은 4조4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674억원)과 견줘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저축은행 업계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9년 만이다.

여기에 연체율 급증도 고금리 상품 취급을 자제하는 이유 중 하나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연체율 급등 등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수신금리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 저축은행 79개사의 연체율은 6.15%로 지난해 말(3.4%)보다 약 1.8배 상승했다. 

더구나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에 한도 제한을 뒀지만, 지난달 풀리면서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 경쟁에 나설 필요성이 줄어든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시중은행은 은행채 발행과 예금상품 판매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저축은행 입장에선 자금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저축은행 입장에선 대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자금 필요성이 줄어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금 조달을 위한 수신경쟁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10월 말 기준 115조2311억원으로, 9월(117조8504억원)보다 2조6193억원 줄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고금리 특판 상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축은행업권 축소기에 들어가면서 수신을 크게 늘려야 하는 압박은 없기 때문에 현행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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