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vs 동결…韓銀의 선택은?
금리 인상 vs 동결…韓銀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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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와 '경기'사이 깊어지는 '고민'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ggarggar@seoulfn.com>오는 7일 열리는 금융통화운영위원회를 앞두고 8월 금리정책이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들어 기준금리 인상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과 동결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상이다. 금리를 선뜻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인상론은 단연 급등하는 물가에서 연유한다. 동결론은 회복기미는 커녕 되레 빠르게 냉각되고 있는 경기침체에 근거한다. '스태그플레이션'에 준하는 상황에서 통화당국이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일단 금리인상론이 점점 힘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최근 물가만 놓고 보면 기대 인플레이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선제적인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물가가 워낙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데다, 하반기 전망은 더더욱 비관적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9% 상승해 1998년 11월(6.8%)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올 들어 7개월째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를 상회하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의 발언도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이 총재는 지난달 10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경기가 악화하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등 정책 선택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본질적인 한은의 업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가 언급한 '본질적인 한은의 업무'는 통상 물가안정으로 이해된다는 점에서 그의 의중이 기준금리 인상쪽으로 기울어 있음을 시사한다. 즉, 이쪽 저쪽 모두 문제지만, 물가가 더 큰 문제라는 뜻으로 들리기에 충분한 발언이다. 그렇다고 이 총재의 발언이후 한달여 동안 물가측면에서 나아진 징후는 없다. 불안감은 되레 증폭된 상황이다. 
유가상승이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에 미치는 파급이 극대화되는 데에는 6개월 정도 시차가 걸린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가가 안정국면에 진입한다손치더라도 올해 3, 4분기 물가상승률을 크게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융연구원은 최근 한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하반기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1.88%포인트나 된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물가만 보면 금리인상은 어쩌면 당연지사.  
하지만 최근 경기가 빠른 속도로 나빠지면서 금통위가 섣불리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지는 못할 거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한은이 집계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전기 대비 0.8%, 작년 동기 대비로는 4.8%로, 한은의 애초 전망치보다 각각 0.2%포인트 낮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6월 소비재판매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 23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인데,  내수침체도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뜻이다. 경기침체속도가 가파른 물가상승 속도 못지 않은 셈이다. 이같은 상황이 심각한 물가불안에도 불구 '금리동결론'이 공존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의 기본틀을 경기부양 쪽으로 돌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리인하로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서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치더라도 적어도 금리인상은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처럼 진퇴양난이라면, '그대로'(금리 동결론)두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일까?  중요한 것은 금통위원등 전문가들의 시각이 어느쪽에 더 기울어 있느냐 하는 것. 전문가들간에도 관점에 따라 견해가 엇갈리지만,  인상론 쪽으로 중심이 다소 기운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이 총재의 발언의 의미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은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유동성 증가세 등에 판단의 초점을 맞추고, 필시 한 차례 정도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다소나마 우세하다. 시장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 전달을 위해서도 이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최근 일부 외국언론은 한국은행이 하반기중 두 차례정도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성 보도를 한 바도 있다.

하지만, 최근 유가 추이를 보면 금리인상을 단정짓기도 어려운게 현실이다. 지난달 금통위 이후 달라진 상황이 있다면 유가가 유일하다. 그래서 변수로서의 의미도 그만큼 커졌다. 
유가상승에 따른 물가부담이 하반기에 구체적으로 나타난다고 하지만 일단 유가오름세가 꺾인 점, 그리고 예상보다 어려운 경기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이번에도 '일단 지켜보자'는 '카드 아닌 카드'를 들고나올 가능성이 짙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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