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시장개입…외환보유액 2500억달러 '하회'
잦은 시장개입…외환보유액 2500억달러 '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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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방어위해 지난달에만 105억달러 투입…4개월 연속 감소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ggarggar@seoulfn.com>외환보유고가 너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외환당국이 환율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달러폭탄'을 대거 쏟아부은 탓이다. 이에, 과거 'IMF 경험' 때문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듯'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 달러를 대거 풀면서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 규모로 감소했다. 최근 4개월 연속 감소함에 따라 외환보유액은 1년 3개월 만에 2500억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말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2475억2000만달러로 전월말에 비해 105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1971년 이후 월 단위 가장 큰 폭의 감소치. 1997년 11월 기록한 이전 사상 최대폭 감소치 61억달러에 비해서도 두배나 감소량이 많다.
 
특히,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1971년 7~10월, 1983년 1~4월, 1989년 11~1990년 2월, 1996년 7~10월, 2001년 1~4월 등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은 모두 6차례. 이로써, 외환보유액은 작년 4월(2473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것은, 당국의 환율관리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 때문이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7일 공동으로 브리핑을 갖고 환율상승 기대심리가 진정될 때까지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고, 이튿날 20억달러 가량 매도개입을 단행한 데 이어 9일에도 대규모로 개입했다. 이후에도 몇차례에 걸쳐 5~10억달러 정도를 더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속칭 '알박기(특정가격대에 매도주문을 내는 것)'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렇게 지난 한달 동안 약 150억달러가 시장에 풀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엄청난 규모다. 달러폭탄을 퍼부은 셈이다.  
 
물론,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이 모두 달러를 통한 외환시장 개입 탓만은 아니다. 
유로화·엔화 등 기타통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한몫했다. 이들 통화를 미국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든 요인도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주요인은 아니다. 
 
외환보유액 내력을 보면, 유가증권이 압도적이다. 전월비 248억3000만달러가 줄어든 2084억3000만달러. 이는, 전체 외환보유액의 84.2%에 해당한다. 예치금은 385억8000만달러로 142억6000만달러 늘어 15.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IMF포지션은 3억5000만달러로 0.1%, SDR(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과 금이 각각 9000만달러, 7000만달러로 0.04%, 0.03%를 차지했다.
 
한편, 지난 6월말을 기준으로 한국은 외환보유액 세계 6위에 랭크돼 있다. 중국이 1조8088억달러로 1위를, 일본(1조15억달러)과 러시아(5683억달러)·인도(3118억달러)·대만(2914억달러)이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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