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야 산다"···세계 전기차 업계 앞다퉈 '파격 가격인하'
"내려야 산다"···세계 전기차 업계 앞다퉈 '파격 가격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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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지리차·장성기차 등 中 업체들 판매 부진 털고자 한시적 할인 돌입
테슬라 中 저가 전기차 견제 위해 獨서 3000만원대 반값 전기차 생산 예고
"반값 전기차 대중화 실현할 게임체인저 기술 등장해야 전기차 보급 속도 붙을 것"
BYD 전기 SUV 송플러스 (사진=BYD)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세계 곳곳의 전기차 업체들이 전기차 판매 둔화로 실적 부진을 겪자, 파격적인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8일 일본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선두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올해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판매가 주춤해지자 주력 모델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송플러스' 가격을 이달 30일까지 10% 가량 인하키로 했다. 

송플러스는 BYD가 지난 2020년 중국 내 테슬라 모델Y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만든 고급형 전기차로,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달아 중국 기준 1회 충전 505km를 달릴 수 있다. 판매가는 18만6000위안(약 3300만원)부터 시작한다.   

닛케이 아시아는 "올해 세계 시장에서 최소 300만대의 차량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BYD가 올해 10월까지 누적 238만대를 판매했다"며 "이번 가격 인하는 남은 두 달 간 목표 판매 대수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선두 업체 BYD의 가격 인하에 따라 지라차와 장성기차 등 중위권 전기차 업체들도 주력 모델 가격을 내렸다"며 "지리차는 12월 말까지 전기 세단 지커 001 가격을 10% 인하하고, 장성기차는 이달 말까지 소형 전기차 오라EV 값을 3만위안(약 540만원) 내린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가격 인하를 주도한 테슬라는 주요국 보조금 축소·일몰과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저가 전기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독일에서 3000만원대 반값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국 로이터 통신은 지난 6일(현지시간)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일론 머스크가 지난주 독일 베를린 외곽에 있는 자사 공장 기가팩토리에서 2만5000유로(약 3490만원) 가격대의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직원들에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루시드 에어 (사진=루시드)
루시드의 전기차 '에어' (사진=루시드)

로이터 통신은 한때 테슬라 대항마라고 불리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국의 전기차 업체 루시드도 가격 인하 카드를 들고 나왔다면서, 인하 배경으로 고금리로 인한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경쟁사 테슬라의 가격 인하를 꼽았다.

루시드 전기차 인하 폭은 최대 1만달러(약 1300만원)로, △에어 퓨어 8만2400달러(약 1억800만원)→7만4900달러(약 9800만원) △에어 투어링 9만5000달러(약 1억2400만원)→8만7500달러(약 1억1500만원) △에어 그랜드 투어링 12만5600달러(약 1억6400만원)→11만5600달러(약 1억5000만원)로 각각 내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지난 8월에도 에어 시리즈 판매 가격을 1만3000달러(약 1700만원) 가량 내렸지만, 판매 실적은 개선되지 않았다"며 "부유한 얼리어답터의 구매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가격 인하는 국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9월까지 판매 추이로 봤을 때 올해 합산 판매 목표 대수인 18만5000대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 10월부터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 할인을 내걸었다. 정부는 제조사가 찻값을 할인한 만큼 보조금을 최대 100만원 더 주는 식의 국비보조금 증액으로 힘을 보탰다.

그 결과 8~9월 1만대 선 밑으로 떨어진 두 회사의 합산 전기차 판매량은 10월 1만225대로 다시금 뛰어 올랐다. 양사의 월별 합산 전기차 판매량은 1월 165대, 2월 1만7397대, 3월 1만5020대, 4월 1만2710대, 5월 1만1557대, 6월 1만504대, 7월 1만1005대, 8월 6259대, 9월 5924대다.

세계 전기차 제조사들의 이같은 가격 인하 행렬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각국의 보조금 축소, 충전 기반시설 부족, 화재 발생 등 부정적 요소들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며 "결국 가격을 현실화한 전기차가 시장에 대거 풀려야 하고, 이를 실현할 다양한 게임체인저 기술이 등장해야 전기차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2021년 116%였던 세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61%로 감소했고, 올해는 22%에 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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