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전 태광 회장, 이번에는 자산운용사 '일감몰아주기' 의혹 제기돼
이호진 전 태광 회장, 이번에는 자산운용사 '일감몰아주기' 의혹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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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화재, 이 전 회장이 최대주주인 흥국자산운용에 20조원 자산 위탁
혁신연대 측 "지분 더하면 이 전 회장이 흥국자산운용 지배력 90% 이상" 주장
대법원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3년6개월 및 벌금 6억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사진은 지난 2011년 1월 22일 서부지검 출두하는 이 회장 모습.(사진=연합뉴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특별사면 두 달만에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대상이 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이번에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시민단체인 태광그룹혁신연대가 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한 '경제민주화, 2023년의 현주소-태광그룹을 통해 본 정경유착·유전무죄 실태' 주제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혹이 처음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상학 한국투명성기구 대표의 사회로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이호동 디지털노동문화복지센터 이사장이 참석해 태광그룹 계열사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의 채권 등 금융자산을 또 다른 계열사인 흥국자산운용에 20조원 가까이 몰아줬다고 주장했다. 

흥국자산운용은 흥국증권이 72%의 지분을 보유해 대주주로 있으며, 이 전 회장이 20%를 보유해 2대 주주에 올라있다. 흥국증권은 이 전 회장이 68.75%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다. 시민단체 측은 이 때문에 흥국자산운용에 대한 이 전 회장의 실질적 지분이 90%가 넘는다고 보고 있다. 

태광그룹혁신연대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중에서도 흥국자산운용은 존재감이 크지 않은 회사"라며 "이 전 회장의 지배력이 90% 이상 되는 회사에 흥국생명과 흥국화재에서 각각 16조원, 3조원이 흘러들어간 것은 사실상 일감 몰아주기"라고 지적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8월 발표한 자산운용사 순위에 따르면 흥국자산운용은 30개사 중 28위다. 

이 같은 자산운용사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과거 국회에서도 지적됐다. 2019년 정재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생명의 경우, 운용액 약 166조원 중 무려 90%인 149조4000억원을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 등에 위탁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화생명 역시 118조3000억원 중 91%인 107조3000억원을 한화자산운용에 맡겼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계열사에 편중된 자산운용 위탁은 수익률 하락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험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한 계열사의 유동성 문제가 다른 계열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흥국생명 측은 "흥국자산운용 일감몰아주기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사는 올해 5월 계열사 자산운용위탁과 관련,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 감사를 받은 적이 있으나, 이상없음 결과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이 삼성(90%), 한화(91%)와 같은 기업 대비 당사의 자회사 위탁운용비율은 약 60%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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