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건전성 '경고등'···잠재부실·연체율 '껑충'
지방은행 건전성 '경고등'···잠재부실·연체율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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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주의여신규모 1조8864억···전년比 28%↑
평균 연체율도 0.67%···1년 새 0.32%p 급증
잠재부실·연체율 증가로 대손충당금 확충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지방은행의 잠재부실 규모가 커지면서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실대출 규모와 연체율이 눈에 띄게 증가한 가운데, 지방은행들이 충당금 확충 등을 통해 건전성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비용 증가 탓에 하반기 실적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지방은행 5곳(BNK부산·경남·DGB대구·JB전북·광주)의 요주의여신 규모는 총 1조88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요주의여신 규모는 총 1조4741억원으로, 1년 새 28% 증가했다.

요주의여신은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된 대출로,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보다 회수 가능성이 높지만, 잠재적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은행은 대출채권 상태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구분한다.

요주의여신 대출규모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곳은 전북은행으로, 작년 3분기 2129억원에서 올해 3187억원으로 49.7%나 급증했다. 같은 계열사인 광주은행도 1188억원으로, 지난해(801억원) 동기대비 38.4% 늘었다.

DGB금융지주 대구은행도 올해 3분기 49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50억원)과 견줘 34.3%로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BNK금융지주 산하 BNK부산은행 요주의여신 규모는 20.3% 증가한 5251억원, BNK경남은행은 14.2% 늘어난 4335억원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체 여신 규모에서 요주의여신 대출규모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은행사별로 보면 전북은행이 2.83%로 가장 높았고 △대구은행 1.4% △경남은행 1.07% △광주은행 1.06% △부산은행 0.86%로 그 뒤를 이었다.

문제는 요주의여신 규모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지방은행의 자산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요주의여신은 당장 떼일 가능성이 낮은 여신이지만,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고정이하여신 등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요주의여신은 고정이하여신과 함께 금융사의 자산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우려는 지방은행 연체율 등을 통해 엿볼 수 있다. 5개 지방은행의 올 3분기 말 기준 평균 연체율은 0.67%로 1년 전(0.35%)보다 두 배 가까이(0.32%p) 뛰었다. 

전북은행의 연체율은 1.34%로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뛰었고, 광주은행도 0.4%p 오른 0.69%를 기록했다. 대구은행은 0.54%, 부산은행은 0.44%로 각각 0.28%p, 0.22%p 상승했다. 반면 경남은행은 0.32%로 0.1%p 하락했다.

이처럼 자산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지방은행들이 대손충당금 적립 확충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개 지방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충당금 전입액은 7582억원로 1년 전보다 78.7%(3340억원) 늘어났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고금리·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대출 부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규모 충당금 적립 기조를 당분간 이어가야 하는데, 지방은행 입장에선 하반기 실적마저 기대하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현재 연체율이 계속 오르고 잠재부실 규모도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내년까지는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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