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미래 먹거리 찾는 건설사들···'해상 풍력' 가속화
바다에서 미래 먹거리 찾는 건설사들···'해상 풍력'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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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사 사업 포트폴리오 맞춰나가는 현대건설·SK에코플랜트
플랜트 사업 경험있는 건설사가 해상 풍력 설비 구축 용이해
전기 생성 효율 높고 주민 민원 적은 '부유식' 해상 풍력도 관심
발전 용량 750MW, 세계 최초 대규모 상업용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울산 반딧불이'의 조감도. (사진=포스코이앤씨)
발전 용량 750MW, 세계 최초 대규모 상업용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울산 반딧불이'의 조감도. (사진=포스코이앤씨)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주요 건설사들이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차세대 미래 에너지로 부상하고 있는 해상풍력 관련 기술과 인프라 확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1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 등은 그룹사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에 맞춰 해상풍력 시장 확장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현대그룹에선 수소차 생산과 관련 청정에너지 생산과 공급을 현대건설이 책임지고 있고, SK그룹은 몇 년 전 계열사들의 사명까지 바꾸며 '환경' 요소를 추가해 '친환경 드라이브'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해상 풍력 발전에 적극적일 수 있었던 것은 해상 풍력이 플랜트 사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건설사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설계·구매·시공(EPC) 기술을 발휘해 설비 구축에 용이한 사업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 KDB산업은행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규모는 연평균 13% 성장해 2040년에는 약 1조 달러(1357조)에 달하는 등 해상 풍력은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주축이자 매력적 투자 요소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풍력발전설비설치선(WTIV·현대프론티어호)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제주 한림 해상풍력 발전 단지 사업을 수행하며 이 선박을 투입했다. 회사는 제주 한림 해상풍력 단지 프로젝트 지분 10%(약 600억원)를 직접 투자했는데, 현대건설의 100% 자회사인 현대스틸산업이 해상풍력 관련 설치 공사를 맡고 있다. 현대스틸산업의 해상풍력 기초 제작 부문 시장점유율은 현재 97%에 달한다. 이를 토대로 현대건설은 현재 진행 중인 해상풍력 사업의 총 사업비는 1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030년까지 국내 해상풍력 발전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 '부유식' 해상풍력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기는 전기 생산 효율이 좋은 먼 바다에 설치해 주민 민원에서 자유롭다. 또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설치시장에서 44%의 점유율을 가진 SK오션플랜트를 자회사로 두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최근엔 전남 영광 안마도 인근에 조성되는 '안마 해상풍력(532MW·메가와트)' 운송설치사업을 수주했다. 사업에서 해상풍력 구조물 재킷(Jacket) 38기의 운송·설치를 담당하는데, 8MW급 해상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 단가는 40억~5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3월 SK에코플랜트와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 'K-부유체'를 공동 개발했다. 회사는 현재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퀴노르와 협력해 울산항에서 70km떨어진 해수면에 750MW 규모의 '울산 반딧불이' 해상풍력발전소 건설을 준비 중이다. 이는 울산 전체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지난 1월부터 육상 송전선로 개념설계를 진행 중이다. 사업을 위해선 해양지반 조사선(GTV), 해저 케이블 설치선(CLV) 등 특수 선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달 국내 해운사인 남성해운, 해상풍력 개발사인 HA-Energy와 업무협약을 했다.

한화 건설부문의 경우 지난 2020년 76MW 규모 영양 풍력 발전 단지와 25MW의 제주 수망 풍력 발전 단지를 준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재는 총사업비 2조5000원을 투입한 400MW 규모 '신안우이 해상풍력' 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다. 조만간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와 실시 계획 승인을 받고 내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밖에도 대우건설은 2011년부터 국책과제를 통해 수심 40미터 이내의 해상에서 3MW 이상급 풍력발전 터빈과 타워를 지지할 수 있는 고정식 하부구조 시스템을 개발해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 단지에 적용한 바 있다. 현재 영월 풍력발전단지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이후 인천 굴업도에 1조3000억원·240MW규모의 해상 풍력발전 단지를 착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해상풍력 발전사업 상호 협력차 SK에코플랜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와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현재 준비 중이며, 두 회사 모두 해상 인프라 건설 역량이 있는 만큼 양측에 도움이 되는 사업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민국 정부는 전 세계적 탄소 감축 흐름에 발맞춰 오는 2030년까지 달성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설정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전체 생산 전력 중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30.2%로, 2050년까지는 60~70%로 맞춰야 한다. 풍력으론 최소 150GW(기가와트) 이상 전력을 생산해야 한다. 풍력발전이 경제성을 갖추려면 7m/s 이상의 평균 풍속이 있어야 하고, 산림 훼손이나 소음 문제가 적은 해상풍력 위주로 사업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해상풍력으로 전기사업 허가를 받은 용량은 20.8GW(고정식 14.1GW·부유식 6.7GW)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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