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투자자 불신 커진 증권사, 잃어버린 신뢰 되찾으려면
[기자수첩] 투자자 불신 커진 증권사, 잃어버린 신뢰 되찾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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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올들어 증권사 임직원의 횡령, 내부정보를 이용한 불당이득 취득 등 불법 행위가 연이어 적발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메리츠증권 투자은행(IB) 본부 임직원들이 본인과 가족·친인척·지인 등을 통한 뒷거래로 업무 대상 CB를 투자해 수십억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B상장사의 CB 발행 주선 및 투자 업무를 담당하면서 본인과 지인 등의 자금을 조합과 특수목적법인(SPC)에 넣고, 조합과 SPC가 B상장사 CB를 확보하는 우회투자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전직 한국투자증권 직원인 황 모씨가 구속 기소됐다. 황 모씨는 2016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 씨와 공모해 시행사 명의 출금전표 등을 11차례 위조해 경남은행 부동산PF 대출 자금 1387억원을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송금받아 주식·선물·옵션 등에 투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어모 씨의 첫 공판기일도 진행됐다. 어모 씨는 '매수의견'의 증권사 리포트를 공표하기 전 미리 주식을 매수하고 리포트 공표 후 매도하는 '선행매매' 방식으로 10여년 동안 약 5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에 적발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선행매매는 이걸로 총 세 번째다. 앞서 지난 2021년 4월에는 하나증권 애널리스트가 징역 3년을 받았고, 2021년 12월에는 DS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징역 1년6개월을 받았다. 유진투자증권에서는 임원의 불법 리딩방 운영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임원은 지난 7월 퇴사 처리됐다.

임직원의 불법적인 행위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흔들릴 수 밖에 없다. 투자자의 신뢰로 자본시장이 무너지는 만큼, 신뢰 회복은 투자업계 전반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다. 국회에선 금융회사 임원의 책무 소재를 명확히 하는 등 내부통제 관리의무와 사전감시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상태다. 

"투자자 신뢰 회복은 자본시장 선진화의 우선 과제이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로 관련 정책들을 추진해나가겠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월 열린 자본시장 관련 브리핑에서 투자자 신뢰 회복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선 개개인의 일탈로 단정지을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해 신뢰에 금이간 이미지는 증권업계 모두가 짊어져야 할 부분이다.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증권사 임직원의 높은 윤리 의식 구축과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과 강력한 처벌규제 완비 등 국회, 금융당국, 증권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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