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강달러 모멘텀 '재부상'···1320원 공방전
[주간환율전망] 강달러 모멘텀 '재부상'···1320원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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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웃돈 고용에도 낮아진 실업률···국채금리 상승세 연결
달러인덱스 104.2 돌파···유로·엔화 일제히 하락, 위안 소폭 반등
예상 밴드 1300~1340원···이벤트 부재 속 中 부양책·유가 변수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강달러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주춤했던 강달러 모멘텀이 미국 고용지표와 국채금리 상승세에,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유로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 가치는 일제히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 역시 1320원선을 회복했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4~8일)은 1320원을 중심으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달러 상·하단 모두 견고한 상태다. 최근 강세를 보인 위안화가 변수지만,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7원 오른 달러당 1320.5원에 개장했다. 이후 오전 10시경까지 1320원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재가열된 강달러로 요약된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8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18만7000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석달 연속 20만명을 하회했지만, 시장 예상치(17만명)를 크게 상회했다.

다만 8월 실업률도 3.8%로, 시장 예상치(3.5%)를 상회했다.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예상치(0.3%)를 밑돌았다. 또한 8월 S&P 제조업 PMI(구매자관리지수)가 예상치(47)를 웃돈 47.6을 기록했다.

이 같은 엇갈린 고용지표를 두고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조한 노동 수급 불일치가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 채권금리 상승세로 연결됐다.

장기 경제 전망을 반영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주 말 4.088%대에서 현재 4.187%선까지 올라섰다. 30년물 금리는 4.18%선에서 현재 4.3%를 돌파했다.

연준 위원들의 지원사격도 이어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고용시장은 여전히 강하고, 실업률은 아직 낮다"고 평가, 긴축 경계감을 자극했다. 이에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도 4.876%까지 올랐으며, 지난주 말 103.3선까지 떨어졌던 달러 인덱스도 104.22선까지 반등하는 강세를 보인다.

주목할 점은 달러가 다시 힘을 받은 가운데, 이번주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이벤트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이번주 미 서비스업 제조업 PMI 발표와 연준 인사들의 연설이 예정됐으나, 변수가 되기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한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내 9월 동결전망은 현재 93%로, 달러 하단을 다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주 1.087달러까지 올랐던 유로·달러 환율은 현재 1.077달러까지 떨어졌고, 파운드·달러 환율도 1.27달러에서 현재 1.259달러까지 내렸다. 엔화 가치도 달러당 144.68엔선에서 146.11엔까지 절하된 상태다.

변수는 중국 위안화다. 지난달 31일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권단이 39억위안(약 7000억원) 규모의 채권 상환 기한을 2026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급한 불은 껐다는 분위기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은 자국 내 금융기관의 외화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오는 15일부터 기존 6%에서 4%로 2%포인트(p)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중국 외화 지준율은 2006년 수준으로 회귀했으며, 시장에는 160억달러(약 21조원)의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소식에 지난 1일 달러당 7.29위안을 상회했던 달러·위안 환율은 현재 7.262위안선까지 절상했다. 다만 약세 국면을 뒤집는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이며, 추가적인 부양책 유무에 따라 추가 강세가 결정될 전망이다.

종합하면 미 고용지표에 따른 달러 강세흐름이 재점화된 가운데, 이를 저지할 마땅한 이벤트가 부재한 상태다. 소폭 강세를 보인 위안화 정도가 변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1320원을 중심으로 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10~1340원

지난주 미 비농업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음에도,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며 오히려 달러가 강세 전환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도 미국 비제조업 PMI 지표 발표와 연준 인사들의 연설이 대기하고 있지만, 큰 폭의 변동성은 제한될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 경제 위기와 미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상승압력을 받겠지만, 미국 고용 둔화로 인한 긴축 해소 기대감에 상단 역시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 : 1310~1335원

미국 고용 지표 발표 이후 채권금리와 함께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점진적 하향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의 1300원 하향이탈을 논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 지준율 인하나 비구이위안 관련 사항들은 예상치에 부합해, 흐름을 바꿀 정도의 이슈가 아니다.

다음주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전까지 유의미한 주요 이벤트가 부재하다. 9월 동결 가능성이 우세하나,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매우 매파적이다. 달러 강세 흐름을 바꿀 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300~1340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1320원을 중심으로 한 등락세가 전망된다. 미국채 금리의 하향 안정세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달러 강세도 지속될 것이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는 국채 금리는 물론, 달러화 흐름에도 중요한 변수다.

중국 비구이위안의 채무상환 연장 합의로 큰 고비를 넘겼지만, 9월초 예정된 달러 표시 채권 이자 지급도 또 다른 변수다.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이 위안화 안정을 결정할 것이다. 유로와 엔화의 추가 절하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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