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리에 '울며 겨자 먹기' 카드채 발행 급증, 왜?
치솟는 금리에 '울며 겨자 먹기' 카드채 발행 급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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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금리, 7개월 만에 4.5% 돌파···지난 5월 대비 0.6%p↑
8월 카드채 발행, 전월比 4200억원↑···원인은 만기도래채권
2018~2021년 평균 금리보다 2.612%p↑···비용부담 불가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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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여전채 금리가 7개월 만에 4.5%를 돌파한 가운데, 이달 카드채 발행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금확보 목적이 아닌, 만기도래 채권의 차환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재발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과거에 비해 높아진 금리로 하반기 카드사의 조달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여전채 금리(AA+ 3년물)가 4.5%를 기록했다. 여전채 금리가 4.5%를 돌파한 것은 올해 1월 20일(4.522%) 이후 7개월 만이다.

앞서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6%를 돌파한 이후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반등했는데, 당시 저점(5월 11일, 3.876%) 대비 0.624%포인트(p) 상승한 상태다. 이에 이달 발행된 카드채 평균 표면이율은 4.87%로, 지난 5월(4.093%) 대비 0.294%p 올랐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금리 상승세에도 카드채 발행이 오히려 늘었다는 것이다. 이달(1~29일) 카드채 발행액은 2조73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2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또한 올해 누적 발행액은 17조6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21% 가량 급증했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자금 조달 대부분을 회사채와 차입금 등에 의존한다. 특히 회사채는 조달 비중이 70%에 달하는데, 발행금리 상승은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럼에도 채권발행이 늘었다는 점은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다.

카드채 발행 증가세의 원인은 만기도래 채권이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유동성차입금은 6조1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8%나 급증했고, 유동성사채 또한 24조7045억원으로 22.8% 늘었다.

유동성차입금과 유동성사채는 장기차입금 중 잔여만기가 1년 미만이 된 차입금과 회사채를 뜻한다. 통상 회사채와 차입금 만기가 도래했을 때 상환할 수 없다면, 회사채 등을 재발행해 차환해야 한다.

문제는 불어난 조달비용이다. 발행 시점인 지난 2018~2021년 중 여전채 금리(AA+ 3년물)를 살펴보면 평균 1.888%인데, 현재와 비교해 2.612%p나 낮다. 재발행할 경우 높은 금리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발행채권 대부분이 중단기채로 구성됐다. 이달 발행된 채권 중 만기 3년 이하의 중단기채는 2조2100억원으로 전체 발행액의 80.95%에 달한다. 향후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채 중심으로 채권을 발행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하반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전업카드사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2075억원) 감소했다.

이는 총수익이 1조5794억원이나 증가했음에도, 총비용이 1조7869억원이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불어난 이자비용만 6928억원에 달하며, 수익성 지표인 ROA(총자산이익률)도 1.41%로 1년새 0.14%p 하락한 상태다. 이 같은 조달비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3분기에도 순이익 감소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여건이 좋지 못하다보니 추가적인 자금 확보가 아닌, 만기가 도래한 채권의 재발행 선상에서 발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발행 시점 대비 금리가 너무 높아져 당분간 조달비용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안정화될 때까지 카드채 시장은 단기물 중심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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