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에 부산 엑스포 유치 '빨간불'?
'잼버리 파행'에 부산 엑스포 유치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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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와 정부, 성난 여론 잠재우기 위한 잼버리 지원 확대
정부 "빠른 대처로 영향 적을 것···하반기 유치 총력전"
현재 부산 80, 사우디 리야드 87로 박빙 속 잼버리 악영향 우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열리고 있는 전북 부안군 잼버리 공원 야영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열리고 있는 전북 부안군 잼버리 공원 야영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부실한 준비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의 성공 개최에 재계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잼버리 사태가 11월 결정되는 2030 엑스포 유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동안 삼성과 LG, HD현대 등 약 20여곳의 기업과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인단체가 잼버리대회 현장에 지원을 보냈다. 이들은 생수나 냉방장비, 편의시설, 식사 등을 지원하며 잼버리대회 참가자들과 국민들의 성난 여론을 잠재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영국 참가자 4000여명과 미국 참가자가 잼버리 대회장에서 철수했고 성범죄 논란까지 일어나면서 한국 지역 대표단도 일부 철수했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잼버리 사태가 2030 엑스포 부산 유치에도 불똥이 튈까 우려하고 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위원회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공동위원장과 함께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대한상의 소속의 민간위원회는 재계 총수들의 대외 유치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지난해 5월 설립됐다. 

최 회장은 엑스포 관련 해외 미팅만 680회를 할 정도로 부산 엑스포 유치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밖에 삼성, LG, 현대차 등 민간위원회에 소속된 주요 그룹사 역시 대외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30년 6개월 간 열리는 세계 엑스포는 경제효과가 피파 월드컵의 4배 수준에 이른다. 재계에서는 엑스포가 열리는 6개월 동안 한국을 찾는 방문객만 5000만명을 넘고, 경제효과는 약 6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상의 역시 지난 3월 엑스포 유치를 위해 솔루션 플랫폼 ‘웨이브’를 만들어 세계에 한국 경쟁력을 알리고 있다. 웨이브는 집단지성을 통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발전시켜 실행하는 자발적 솔루션 플랫폼이다. 대한상의는 11월까지 전세계 국가관을 온라인에 만든 뒤 문제를 모아서 해결할 수 있는 그룹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61개국 국가관이 개설된 상태다.

지난달 27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열린 외신기자 대상 간담회에서 엑스포 유치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지난달 27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열린 외신기자 대상 간담회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잼버리 대회 파행에 대해 엑스포 유치에 나선 부산시나 정부, 재계는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부산시 측은 "대세를 좌우할 정도는 아니지만, 한국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부산시는 이번 잼버리 대회에 128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참석, 잼버리 대회의 전통인 항건과 배지 교환을 통해 부산 엑스포를 홍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산시 스카우트 대원 중에서도 온열 질환자가 발생하면서 홍보효과를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 

부산시와 달리 정부 관계자는 대세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부 측 인사는 "잼버리 논란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행사 규모나 성격이 다른 만큼 엑스포 유치 활동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정부 모든 부처들이 대회가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엑스포 유치위원회도 관련 사항을 지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11월말 엑스포 개최지 결정까지 유치를 위해 대외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30 엑스포는 한국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경쟁 중인 가운데 양 측의 표차이가 80(부산) 대 87(리야드)까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양 측의 표차이는 0(부산) 대 49(리야드)였다. 

다만 이번 잼버리 사태에 대해 외신들도 앞다퉈 부정적 기사를 쏟아내고 있어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영국 BBC는 새만금 잼버리 대회장에서 철수한 영국 스카우트 단원들의 소식을 전하면서 서울에서도 숙박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가디언지는 “한국은 최근 수십 년 동안 대규모 글로벌 행사를 개최하며, 선진국 사이에서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이번 일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전했다. 

2030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28일 5차 프레젠테이션에서 표결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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