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애물단지 된 건설사···SK·한화처럼 개편 필요할까?
GS그룹 애물단지 된 건설사···SK·한화처럼 개편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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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여파 그룹으로 확산···브랜드 이미지 타격, 경영승계 구도 흔들어
SK·한화, 조직개편으로 애물단지 건설사 살려내···"GS건설 시공능력 TOP5···쉽지 않을 것"
2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모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구조물이 파손돼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29일 지하 주차장 1∼2층의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29일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 주차장 1∼2층의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GS건설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여파가 그룹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의 재시공 결정으로 부실기업 이미지가 그룹 전체로 확대되면서 GS 브랜드 자체에 대한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여론 악화가 오너일가 후계구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면서 사업 개편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GS그룹의 특성상 이 같은 변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그동안 GS그룹의 4세 승계구도는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과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서홍 ㈜GS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등 4명이었다. 

이 가운데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아버지 허창수 GS건설 회장과 지주사인 ㈜GS 지분율 합계가 5.11%로 오너일가 중 가장 앞서 있었다. 다만 ㈜GS의 오너일가 지분율은 52.83%로 오너일가 52인과 5개 법인이 골고루 나눠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GS그룹은 단순히 지분율이 높다고 승계구도에서 우위를 갖는 게 아니라 경영성과를 증명해야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구조다. 이 같은 구도에서 GS건설의 부실시공 사태가 터지면서 그룹 입장에서도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허윤홍 사장은 GS건설의 신사업부문 대표를 맡아 그동안 배터리 재활용, 수처리, AI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했다. 이 같은 성과로 GS건설의 신사업부문은 2019년 매출 2936억원에서 지난해 1조256억원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자이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라 아파트 전면 재시공 결정이 내려지면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2분기 GS건설은 41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주가 역시 급락했다. 

재계에서는 이처럼 부실시공 악재를 떠안게 된 GS건설에 대해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SK와 한화그룹은 건설사에 대한 개편을 통해 분위기 전환을 모색한 바 있다. 

SK, 한화그룹 전경. (사진=SK, 한화)
SK, 한화 본사 전경. (사진=SK, 한화)

SK건설(現 SK에코플랜트)도 그동안 그룹 내에서 이상한 위치에 놓여있었다. SK건설은 2018년까지 SK㈜가 44.8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였다. 그러나 경영은 2대 주주인 SK디스커버리의 최창원 부회장이 해왔다. 

2019년 SK디스커버리가 지분 매각을 결정하면서 SK건설은 최태원 회장의 품으로 안겼다. 그러나 여전히 그룹 내에서 SK건설의 입지는 모호했다.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미래 신사업으로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를 강조하면서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친환경 사업에 2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건설 사업은 최태원 회장의 이 같은 구상과 시너지를 내기 어려웠다. 결국 SK건설은 2021년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꾸고 환경과 에너지 분양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사업모델의 변화를 꾀했다. 

한화건설(現 ㈜한화 건설부문)은 2002년 물적분할한 이후 20년 동안 독립된 회사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한화그룹의 3세 승계구도에서 난감한 위치에 놓이면서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승계 작업이 막바지 단계인 한화그룹은 장남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태양광과 방위산업, 화학, 항공우주산업 등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과 핀테크 부문을 맡았다.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전략본부장은 관광·유통 사업을 맡았다. 현재는 건설사업이 ㈜한화에 합병되면서 김동관 부회장이 맡게 됐지만, 합병 전까지는 승계하기 난감한 곳 중 하나였다. 

당초 김동선 본부장이 2014년 한화건설 과장으로 입사해 2016년 신성장전략팀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당시 김 본부장은 시내면세점 사업을 맡아 63빌딩에 갤러리아면세점63을 유치했으나 포화상태에 이른 면세점 경쟁에 밀린 바 있다. 

이 가운데 김 본부장은 2017년 불미스런 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약 4년이 지난 2021년 한화호텔앤리조트 상무로 복귀했다. 이어 최근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 론칭하면서 활발하게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김동선 전무는 관광과 유통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후계자 간 사업영역에서 배제돼버린 한화건설은 지난해 11월 ㈜한화에 흡수합병돼 ㈜한화 건설부문으로 자리잡았다. 당시 ㈜한화는 흡수합병으로 건설부문의 재무안정성 확보와 신용도 상승, 금융비용 감소 등을 꾀한 바 있으며 최근까지 수주 실적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 건설부문은 현재 김동관 부회장의 사업 영역에 놓이게 됐다. 현재 ㈜한화 건설부문은 김승모 사장이 이끌고 있다. 

GS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시공능력 순위 5위로 한화 건설부문(12위)이나 SK에코플랜트(9위)와는 차이가 있다. GS그룹을 이끌었던 허창수 회장이 회장직을 고집할 정도로 그룹 내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의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어떤 형태로든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재계 관계자는 “GS건설은 그룹 내에서 비중이 큰 회사인 만큼 개편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지금처럼 여론이 악화됐고 실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꾀할 필요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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