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미래에셋, '묻지마식' 해외진출 탓?
'사면초가' 미래에셋, '묻지마식' 해외진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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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 최대 6배 差...이미지 훼손에 인력이탈까지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미래에셋이 사면초가다. 무리한 해외진출로부터 생긴 손실이 전 사업 영역으로 확산조짐을 보이며 수익성 악화가 우려할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 특히,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치하며 업계 1위를 고수해 오던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사업마저 '빨간 불'이 켜졌다. 공격적인 주식편입으로 인해 타 증권사 대비 최대 6배에 달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게다가 대우·삼성·한국투자증권 등 후순위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시키며 시장점유율까지 넘보고 있다. 퇴직연금 연구소까지 마련하며 전사적으로 퇴직연금 사업에 사활을 걸었던 미래에셋 증권으로서는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퇴직연금 DB형 1/4분기 수익률 -5.91%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008년 1/4분기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DB형(확정급여형)의 수익률은 -5.91%다. 경쟁사인 대우증권이 1.2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6배가 넘는 수준이다. 삼성증권(0.53%), 한국투자증권(-1.69%), 우리투자증권(0.59%), 굿모닝신한증권(1.58%)과 비교해도 4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이 펀드 비중이 높아 펀드 부실이 퇴직연금 수익률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미래에셋 증권이 대기업과 계약이 많은 만큼 당장 대규모 해지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진입 초기 시장인 만큼 이미지가 훼손돼 향후 사업진행에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후순위 증권사들이 최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는 것. 얼마 전 대우증권은 MBC와 13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2.4%포인트로 좁혀졌다.

게다가, 대우증권이 지난 5월, 전월대비 274억원의 적립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51억원밖에 유치하지 못했다. 우리투자증권(173억원), 한국투자증권(92억원) 등과 비교해도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무리한 사업진행으로부터 야기된 펀드 부실이 전 사업으로까지 전염되고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할 만한 대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단기적인 수익률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6배에 달하는 수익률 차이는 그동안의 사업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익성 악화’
퇴직연금은 수익률이 부진할 경우 펀드비중을 줄이고 은행의 예금비중을 높이는 등 탄력적 운용이 가능하다. 만약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펀드가입을 해지하고 은행 예금으로 갈아탈 경우 미래에셋증권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과도한 계열사 밀어주기로 자사의 부실이 심화되고 있는 과정에서 이는 충분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4조3258억,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2조8517억원의 손실을 기록, 총 7조1775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높은 손실을 기록한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이 2조3870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3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에서 85%의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산운용사가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으니 향후 피해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는 인력이탈도 이같은 회사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말 2369명이었던 직원수가 최근 두달간 2320명으로 줄어 50명의 직원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타 증권사들은 직원수가 늘었거나 소폭의 변동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만은 없는 수준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타 증권사에서는 미래에셋 증권에서 일했던 직원들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자사의 부실이 확산돼 성과금이 줄어들 것을 염려한 직원들이 타 증권사로 이동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래에셋증권이 단기적으로 이같은 부실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는 회사이니 만큼 미래에셋은 현재의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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