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농산물 생산량, 고유기술·AI로 예측해요" 전현균 바르카 대표
[피플] "농산물 생산량, 고유기술·AI로 예측해요" 전현균 바르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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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 기업 선제적인 수입 전략 수립 지원···낙성벤처창업센터 R&D센터에 입주
전현균 바르카 대표 (사진=관악S밸리 낙성벤처창업센터)

[서울파이낸스 김혜지 기자] 국내 굴지의 식품 전문 대기업은 외주를 통해 매년 큰 비용을 지불하고 수입 농산물 원자재 가격을 예측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 예측 솔루션을 보유한 바르카는 최근 한 일간지 8면 하단 광고면에 눈길을 끄는 광고 하나를 게재했다. 내용을 보면 제품이나 회사를 홍보하는 게 아니었다.

“주식회사 바르카는 2023년 6월 전미 옥수수, 대두의 Yield(BU/ACRE) 예측치를 각각 175.3, 51.4로 발표합니다. 2023.6.5 주식회사 바르카 대표이사 전현균”

그리고 닷새 뒤인 6월10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농무부(USDA)는 공식 사이트(USDA WASDE Report)를 통해 옥수수, 대두의 단위면적 당 생산량 예측치를 각각 181.5, 52.0으로 공식 발표했다.

서울 관악구 낙성대로 38번지에 위치한 관악S밸리 낙성벤처창업센터 R&D센터의 작은 사무실에서 태평양 반대편 미국의 대두, 옥수수 작황을 닷새 먼저 발표했는데, 수치가 미국 농무부와 거의 비슷했다. 미국 농무부의 예측 작황과 비교하면 바르카의 예측치는 옥수수 3.4%, 대두 1.2%의 오차가 났을 뿐이다.

전현균(30) 바르카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잠재 시장에 대해 "선물시장에서 예측하면 주식시장에서 금리를 아는 것과 비슷한 효과이기 때문에 선물시장에도 도움이 되고, 2번째로는 옥수수뿐만 아니라 수수, 귀리 같은 곡물에서 적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확인돼 국제적인 글로벌 농산물 무역에서 무역 전략을 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오차범위 7% 이내만 돼도 세계 최고 수준의 예측 정확도인데 옥수수 96.6%, 대두 98.8%의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며 “세계 7위의 곡물 수입국인 우리나라가 선제적인 수입 전략에 기반한 식량 주권 확보에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도 했다.

수시로 곡물 생산 현황을 확인하는 미국 농무부도 아니고, 서울 관악S밸리의 사무실에서 어떻게 1만 km 이상 떨어진 미국의 곡물 생산량을 알아맞힐 수 있을까? 

전현균 대표는 “인공위성의 영상 정보와 날씨, 토양 등의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우리의 고유 기술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컴퓨터를 열어 미국 전역의 2023년 5월 위성영상,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색깔로 구분한 데이터 영상을 보여줬다. 농작물 분포 지도, 단위면적 당 생산량 등 여러 정보를 뽑을 수 있다고 한다.

바르카는 미국, 유럽의 인공위성 영상을 수시로 받고 있으며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의 곡물 생산량도 얼마든지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농산물 생산량은 날씨 홍수, 가뭄과 같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부정적인 영향은 예측 불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세계 정세의 변화에도 민감하다.

국제 농산물 시장에서 적절한 가격으로 필요 농산물을 제 때에 확보해야 하는 농산물 무역 회사의 입장에서는 바르카의 실시간 생산량 예측 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제 시장에서 농산물을 대량으로 들여와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국내 식품 회사도 마찬가지다.

전현균 바르카 대표는 “국내 식품 기업이 선제적인 수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지원하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품질 좋은 수입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을 도울 수 있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직원 4명의 바르카는 서울과학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및 벤처경영학과 출신의 전현균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중 전현균 대표는 서울대학교 인공위성지구물리 연구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AI 연구원으로 근무했고 AI 기반 위성연구와 실무경험을 보유한 인공위성 전문가다. 하경모 CTO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석사로,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맥클로린 AI 연구원 출신의 인공지능 전문가이고, 백상원 AI 연구원은 국민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석사로, 두잉랩 AI 엔지니어, 에이아이닷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출신으로 석사과정 중 SCI 논문을 2편 작성한 인공지능 전문가이다.

바르카는 농산물 생산량 관련 데이터 제공, 농산물 거래 지원 플랫품을 사업 모델로 지난해 회사 가치 30억원을 인정받아 3억원의 투자를 받았으며, 올해 팁스(TIPS,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및 서울청년창업사관학교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바르카라는 회사 이름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한니발 바르카(카르타고)의 성을 따 지었다고 한다. 한니발을 존경한다는 전 대표의 명함에는 ‘우리는 길을 찾거나, 아니면 길을 만들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한니발이 코끼리 부대로 알프스 산맥을 넘을 때 썼던 명언을 인용한 것이다.

바르카 사무실이 있는 낙성벤처창업센터 R&D센터는 관악구(구청장 박준희)가 관악구 대학동, 낙성대동을 중심으로 조성한 관악S밸리 벤처창업 클러스터 중 하나다. 관악구를 실리콘밸리처럼 키워 스타트업, 벤처회사 등 1000개 이상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박 구청장의 의지에 따라 관악구가 심혈을 기울여 키우고 있다.

현재 낙성벤처창업센터, 신림벤처창업센터, 서울대캠퍼스타운, 서울창업센터관악, 디지코KT오픈랩, KB이노베이션허브, 디노랩 등에 100여개 스타트업, 벤처회사가 입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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