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미스터리 상승' 하루 만에 와르르···나스닥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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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인플레 상승 '악재'···테슬라 7.5% 폭락
사진=뉴욕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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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뉴욕증시가 하루만에 급락 반전했다.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어닝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물가상승률에 대한 경제주체의 주관적 전망이지만 연준의 금리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다. 

현지시간 1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우량주(블루칩)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03.89p(1.34%) 하락한 29,634.83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6.84p(2.37%) 떨어진 3,583.0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7.76p(3.08%) 밀린 10,321.39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3대 지수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음에도 2% 이상 올랐다. S&P500지수의 전날 하루 변동 폭은 2020년 3월 이후 최대였다. 그러나 지수는 하루 만에 또다시 반락했고, 전일 상승분의 대부분을 반납했다. 전일 상승이 약세장에서의 기술적 반등, 이른바 '베어마켓랠리'에 불과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이 기업실적, 특히 기술주 실적을 잠식할 것으로 우려했다.

금리 기준물인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심리적 저항선인 4%를 돌파해 이 같은 우려를 가중시켰다. 2년물 국채금리도 4.52%까지 상승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장중 113.42까지 치솟았다.

UBS 글로벌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마크 해펄은 이날 분석노트에서 물가와 노동시장 흐름이 여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경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전날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끌었던 테슬라와 애플은 이날 급락세로 돌아섰고, 이는 기술주 전반의 낙폭으로 이어졌다.  

시가총액 1위 업체 애플은 전일비 4.61달러(3.22%) 급락한 138.38달러로 마감했다. 27일 실적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주력인 아이폰14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됐다.

테슬라는 7.5%나 폭락했다.

웰스파고는 이날 테슬라에 대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감축법인 이른바 IRA 최대 수혜주이지만, 금리인상과 물가상승 속에 소비자들의 예산 제약으로 인해 인기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웰스파고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280달러에서 230달러로 내렸다. 웰스파고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면서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한층 더 위축됐다.

이날 발표된 금융주들의 실적은 엇갈렸다.

JP모건과 웰스파고의 순이익은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와 씨티의 순이익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JP모건의 주가는 1.6% 오르고, 웰스파고의 주가는 1.8% 올랐다. 반면 모건스탠리 주가는 5% 이상 하락했다. 씨티그룹의 주가는 0.6% 상승 마감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2.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3분기 초에만 해도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금리 상승 등으로 눈높이가 크게 낮아진 상태다. 3분기 실적 발표 기간에 앞서 65개 기업이 부정적 전망치를 제시했고, 41개 기업이 긍정적인 전망치를 제시했다.

특히 미시간 대학이 발표한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또다시 오르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우려가 커졌다. 이 수치는 연준이 금리정책에 크게 참고하는 지표다.

이날 발표된 10월 기준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5.1%로 전달의 4.7%에서 상승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2.9%로 전달의 2.7%보다 높아졌다. 인플레 기대치가 계속 오른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바클레이즈에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앞서 CPI 지표 확인 후 내년 연준의 최종 금리 전망치를 5%대로 높여 잡았다. BofA는 연준이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5%로 인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바클레이즈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년 2월 5.0%~5.25%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스피리언트의 데이브 그렉섹 매니징 디렉터는 마켓워치에 "기대 인플레의 상승은 시장에 부정적이다"라며 "인플레 기대가 계속 오른다면 연준에게는 매우 걱정해야 할 변화다"라고 말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제약적인 수준까지 인상해야 한다"면서도 너무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는 데 따른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공격적으로 하는지에 대해 나는 대다수의 다른 사람들보다 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너무 갑작스럽게 더 높은 수준으로 올리는 데 대한 위험이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날 발표된 소매 판매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9월 소매 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과 같은 6840억달러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치인 0.3% 증가와 전달 기록한 0.4% 증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빠른 금리 인상 등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소비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투자은행 BMO 캐피탈 마켓이 올해 말 S&P500지수 전망치를 기존 4,800에서 4,300으로 하향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다만, 이는 월가 컨센서스 대비 높은 편이다. BMO의 연말 목표치는 현 수준 대비 17%가량 높은 수준이다.

BofA의 사비타 서브라마니안 주식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현재의 약세장은 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하지만, 앞으로 더많은 고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거래일 대비 0.08p(0.25%) 오른 32.02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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