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수요부진' 잇단 악재···철강업계, 3Q 실적 반토막 예고
'고환율·수요부진' 잇단 악재···철강업계, 3Q 실적 반토막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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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등 영업이익 전년비 47~53% 급감
현대제철 직원이 용광로에서 용선을 꺼내는 작업인 출선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직원이 용광로에서 용선을 꺼내는 작업인 출선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탄탄대로를 달리던 국내 철강사들이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치솟는 환율에다 위축된 철강 수요, 태풍 여파 등 악재가 연말까지 이어져 한동안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3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한 철강업계 3분기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연결재무재표 기준 매출액 22조456억원, 영업이익 1조47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63% 급락한 수준이다.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 운영에 제동이 걸리면서 생산차질을 빚은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도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와 견줬을 때 46.09% 줄어든 445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동국제강 또한 47.20% 감소한 1576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철강업계의 부진한 실적은 최근 환율이 1400원대를 넘는 등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 비해 경기침체로 철강 수요는 둔화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철강사들은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 등의 원재료를 수입해 오기 때문에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기다 전기료 인상이라는 새로운 악재도 등장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이달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최대 11.7원까지 인상키로 했다. 300kW이상 대용량 사용자의 경우 추가 요금까지 적용된다. 전기 소비량이 높은 철강사들은 연간 최대 수천 억원의 전기료 부담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 가격에 원자재값 인상분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철강 수요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라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상반기 후반부터 가전제품을 포함한 전방 산업이 침체하기 시작했다"며 "판매가가 생산원가와 비슷한 수준이 되면서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는 이상 손해를 보면서 장사를 해야하는 상황인데, 철강 수요도 위축되니 원자재값 상승분 반영에 대한 협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 'OPEC 플러스'(OPEC+)가 다음 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하루 평균 200만 배럴 대폭 감산키로 합의하면서 기름값 인상이 예고됐다.

또 다시 배럴당 100달러선에 진입할 시 현재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 철강업종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아울러 4분기에도 이 같은 불황이 지속,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태풍 힌남노로 인해 대규모 피해를 입은 포스코의 포항제철소의 정상화 시점을 알 수 없다는 것도 실적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하락세 지속으로 철강재 수요처들이 적극적인 구매에 나서지 않고 관망하고 있어 단기간 내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 철강 업황의 의미있는 상승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이는 글로벌 긴축 기조 지속에 따른 상품 가격 약세와 중국의 철강 가동률 상승에 따른 수급 둔화 가능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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