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리인하'로 주름살 펼까?
은행, '금리인하'로 주름살 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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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0.25%p 인하…금리격차 3%p로 확대
가계부채 및 부동산 규제 완화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기금금리를 2.25%에서 2%대로 내리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은이 최근 경기침체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달 8일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특히 국내 은행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계부담 완화→건설경기 활성화(?)
올해 국내 은행들의 최대 관심사는 대출 및 자산건전성 악화, 순이자마진(NIM) 하락 우려 등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성장성 및 자산건전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증권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물가와 부동산 안정보다는 유동성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선택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는 결국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부동산 규제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의 주택대출 잔액은 244조2,899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5,472억원 급감했다. 이는 2006년 1월 1조7000억원 감소한 이후 최대 폭이다. 국내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은행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또 한국은행이 1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07년말 1.48배로 2006년말(1.43배)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세 여파로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구 애널리스트는 "시중금리가 낮아지면 기업 및 가계의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은행의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은의 금리인하는 가계부담을 완화시키고 이는 결국 은행의 주택대출 확대및 건설경기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결국 국내 은행들은 이같은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자산건전성 및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엇갈리는 지표…깊어지는 고민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은의 고민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한은은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 때문에 8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연 5%로 동결해 왔다. 그러나 최근 발표되고 있는 각종 경제지표가 경기 하강신호를 나타내자 기존 물가관리에서 경기부양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듯한 인상을 내비치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경제 성장이 몇달 전 예상한 것보다 상당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한은이 최근 밝힌 1분기 국내총생산도 전분기 대비 0.7% 증가에 그쳤으며,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경기선행지수 또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3%p 차로 벌어진 한미간 금리차도 한은으로선 부담이다.
그러나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 금리인하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상승한데 이어 지난 4월에는 4.1%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치인 3.5%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은이 이번달 역시 금리인하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금리인하 효과가 발생하기까지는 약 2~3개월의 시차가 있는 만큼 물가보다는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경기 하강기에는 금리를 내려도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아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실물경제와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서라도 5월 금리인하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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