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銀, 소비자 금융 '잰걸음'…'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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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파이낸셜, 5월 진출 예정
하나캐피탈, 연 13% 'Mini론' 출시
국민銀, 자회사 설립 추진

[서울파이낸스 이광호 기자]<lkhhtl@seoulfn.com>시중은행들의 소비자금융 시장 진출을 위한 물밑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자회사인 우리파이낸셜이 오는 5월 소비자금융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파이낸셜은 연 20%대의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을 낮은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연 30%대의 '환승론'도 내놓을 방침이다.

우리파이낸셜은 이를 위해 지난해 말 기존 사업영역의 안정적 성장과 신규 성장동력 발굴, 리스크관리 강화·내부역량 강화 등을 목적으로 조직개편도 단행했으며, 올 상반기 소비자금융 시장 진출을 위해 전산시스템 구축과 인력 보강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도 이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초에는 'KB'브랜드 자회사를 설립, 소비자금융 시장에 진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10월 "개인·주택금융 등에 국내 최고의 노하우와 신용정보를 쌓아온 국민은행으로선 도전해 볼 만한 비즈니스"라며 "자회사를 설립해 서민금융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은행은 소비자금융 진출시 연 20~25%선의 적정금리를 생각하고 있으며, 미국 씨티그룹의 서민금융 진출 모델을 벤치마크한다는 내부방침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은 씨티파이낸셜이란 자회사를 통해 서민금융 시장에 진출, 현재 폭 넓은 영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전국 80개 지점(지난해 10월 현재)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 최저 9.9%부터 최고 39.9%, 200만원~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하나금융그룹도 자회사인 하나캐피탈을 통해 최근 'Mini론'을 출시하는 등 소비자금융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보증, 무방문, 무서류로 진행되는 하나캐피탈의 'Mini론'은 대출신청에서 대출금 입금까지 모든 절차가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는 원스톱 대출 상품으로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최저 연 13%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으며, 금리는 고객 신용도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6개월에서 최장 24개월 원리금균등분할상한 방식이다. 

SC제일은행의 대주주인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이 최근 예아름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도 자회사인 신한캐피탈을 통해 소비자금융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잖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시중은행이 고금리 무보증 신용대출 시장에 나설 경우, 서민들을 상대로 고리영업을 한다는 비판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예금자보호법을 통해 안정적으로 시중자금을 받은 은행이 고리대금업을 한다는 것은 금융기관의 존립기반을 스스로 허무는 것"이라며 "이는 저리로 모은 자금을 고금리 대출에 쓴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기관의 소액대출시장 진출은 은행권에 고금리 영업을 용인하는 데 따른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특히 제2금융권의 고리 대부업화 사례에서 보듯이 은행권마저 고리 대부업화의 길을 불가피하게 걷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광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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