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비리가 기막혀!…통폐합 '도화선'?
공기업 비리가 기막혀!…통폐합 '도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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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캐피탈-거래처서 돈 '골프', 증권예탁원-시험성적 조작 
석탄공사, 투자 건설회사 부도나자 허위문서 꾸며 추가지원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공기업 비리가 또 도마위에 올랐다. 이번엔 아예 감사원이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기업 임직원들이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인을 합격시키기 위해 점수표를 조작하거나, 자회사 임원들이 대출을 해준 업체들로부터 돈을 거둬 골프를 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 이들 비리는 감사원의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것들인데, 이번 조사가 공기업의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예상된다.

감사원은 26일 31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10일부터 예비조사를 벌인 결과 증권예탁결제원, 대한석탄공사 등의 비리가 심각한 수준이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증권예탁결제원 인사팀은 지난해 11월 신규직원 채용면접 후 점수표를 몰래 조작하는 방법으로 합격권에 포함돼 있던 5명을 탈락시켰다. 대신 순위 밖의 5명을 합격 처리했다. 필기시험에서도 점수를 수정하거나 시험지에 가필해 탈락 대상이던 14명을 면접 대상에 포함시켰고, 이 중 2명은 최종 합격했다. 감사원은 "당사자들이 모두 말을 하지 않아 청탁 여부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고발이유를 밝혔다.

대한석탄공사는 2006년 투자한 M건설이 지난해 4월 1차 부도가 나자 180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담당 본부장과 팀장은 직원 퇴직금 중간정산비와 시설투자비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허위문서를 만들어 이사회에 보고했고, 석탄공사는 허위문서를 근거로 회사채를 발행해 지원자금 1800억원을 조달했다. 더 큰 문제는 공사 사장이 사후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 받고도 묵인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자회사인 산은캐피탈은 60여 거래업체로부터 친목 도모 명목으로 30만~100만원의 연회비를 거둔 뒤 그 돈으로 매년 두세 차례씩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났다. 2005년 이후 이런 식으로 쓴 돈이 7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이 회사 임원 5명은 감사원 감사가 한창이던 21, 22일에도 제주도의 한 골프장에서 거래업체 사장 17명과 골프를 친 뒤 경비 1400만원을 회비에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의 이날 발표는 매우 이례적이다.
감사원이 최종 감사 결과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일부 비리 사실만 따로 언론에 공개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다음주 중 공기업 감사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감사원이 새 정부와 호흡을 맞추기 위해 공기업 감사에 올인하고 있는 것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공기업 임원의 사표 제출을 압박하고 나서는 등 새 정부의 공기업 개혁의지에 감사원이 적극 호응하고 나섰다는 것. 남일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101개 공기업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해 민영화와 통폐합 대상 기관을 분류해 내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이같은 정황으로 미루어 이번 공기업 감사의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폐합 등 구조조정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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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노 2008-03-27 00:00:00
유인촌장관은 언능 전원일기나 하시요.주제에 무슨 장관이야.공부좀 한다음에 나타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