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기지개'···SK·포스코케미칼·E1, 잇달아 증액
회사채 발행 '기지개'···SK·포스코케미칼·E1, 잇달아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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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기준금리 인상에도 '제로쿠폰 본드' 성공
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시내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시내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한동안 주춤했던 회사채 발행이 다시 늘고 있다. 금리 상승이 기정 사실화 되는 국면에서, 기업들은 조달 비용이 조금이라도 낮은 시점에서 자금을 미리 확보해 두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채 발행에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발행규모를 확대 수정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 포스코케미칼, E1,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회사채 발행을 추진중인 기업들은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흥행에 성공하며 발행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SK가 최근 실시한 3000억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는 모집물량의 3배에 달하는 89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연물별로는 3년물 600억원 모집에 2300억원, 5년물 2000억원 모집에 5200억원, 10년물 400억원 모집에 1400억원이다. 이달 13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SK는 최대 4000억원의 증액발행 여부를 검토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사채 발행액을 5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첫 공모채 발행(3000억원)에 1조5600억원의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요예측에 이처럼 조단위 자금이 몰린 이유는 금리 매력도가 높은 A+(P) 등급 메리트와 등급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종근당 역시 회사채(3년물, 5년물) 1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모집물량의 4배 가까운 39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달 9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종근당은 최대 1500억원의 증액발행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의 3년물과 5년물 1200억 원 모집에는 7100억 원의 자금이 몰리며 800억 원 증액된 2000억 원 자금 조달을 확정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700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5730억원의 자금 모집에 성공했고, E1은 수요예측에서 5020억원 수요를 확보했다.

이달 9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E1은 최대 1500억원의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롯데렌탈은 녹색채권 2000억원 모집에 6배가 넘는 1조243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롯데렌탈은 최대 3000억원의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기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자가 없는 채권인 '제로쿠폰 본드' 발행에 성공한 사례도 등장했다.

포스코가 최근 발행한 역대 최대 규모인 11억 유로(1조5108억원) 그린본드 교환사채(EB)는 만기 5년의 제로쿠폰 본드다. EB는 투자자들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행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이번 발행은 국내 기업이 자사주를 활용해 발행한 EB 가운데 최대 규모다.

특히 이번 채권은 만기 수익률이 -0.78%로 실제로는 마이너스 금리 발행이라는 점에서 채권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자부담 없이 선제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금융비용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이번 EB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2차전지, 수소사업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상향 조정한 가운데 금리가 더 높아지기 전 빠르게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반영되면서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업들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도 불구하고 아직 채권 금리 변동 폭은 커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회사채 발행에는 유리한 조건이라는 분석이다.

중소 증권사 리서치 센터 관계자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하이일드 투자 심리는 다소 위축되겠지만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급격한 회사채 금리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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