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시장시스템 구축, 증권업계 미묘한 온도 差
KRX 시장시스템 구축, 증권업계 미묘한 온도 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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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중소형사 인력 운용 놓고 희비 엇갈려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KRX(증권선물거래소)가 자사와 증권사 간에 주문전달, 체결결과, 송수신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시장 시스템을 내년 1월까지 구축하기로 하면서 증권사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증권사도 이와 연동해 KRX에 주문 요청을 보내는 시스템을 함께 구축해야 되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이영탁 KRX 이사장이 63빌딩에서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KRX 시스템과 회원사 시스템은 투자자와 시장을 연결해 주는 주문전달ㆍ체결결과 송수신 등의 업무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서 각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며 "KRX와 회원사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보통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서는 증권사를 거쳐 KRX에 주문 요청이 들어간다. KRX는 이 주문을 체결해, 다시 증권사를 거쳐 일반 투자자에게 보내준다. 이 과정에서 KRX와 증권사 간에 오가는 시스템을 이번에 새롭게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54개 전 증권사에 적용되기 때문에 모든 증권사들이 시스템의 진행 과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스템 구축 일정을 살펴보면, 이번달부터 전 증권사가 개발에 들어가며, 8월에 테스트, 그리고 내년 1월 28일에 가동될 예정이다.

그러나 각 증권사별로 미묘한 차이가 있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지난 2000년대 초반 코스콤(구 한국증권전산)으로부터 원장을 이관했다. 이들 증권사들은 거래량의 급증으로 인해 코스콤에 서버 등을 위탁해 운영하기 보다는 자체적인 운영 방식을 택한 것이다. 삼성, 우리투자, 대신, 현대, 대우증권 등이 자체 원장을 가지고 있다.

이들 증권사의 경우 이번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자체 전산 인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 중인 곳이 많아 업무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IT기획팀 관계자는 “이번 시스템 업그레이드는 지난 2000년대 초반의 원장 이관 때와는 기술이 완전히 다르고, 거래소의 주문 체계 및 I/O도 많이 바뀔 전망이다”라며 “현재 차세대를 진행 중인 증권사들이 인력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번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투입할 인력이 얼마나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1월 28일 이전에 차세대를 가동할 예정이었던 증권사의 고민도 깊어졌다. 이들 증권사들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차세대의 가동과 연계해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차세대 가동날짜보다 다소 늦춰지면서 차세대를 별개로 가동해야 할지, 일정을 늦춰서라도 함께 가동할 지를 놓고 갈등하고 있다.

이에 반해 코스콤에 원장을 위탁하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이들 증권사의 시스템 업그레이드는 코스콤에서 일임하게 된다. 중소형사로서는 자사의 인력을 투입할 필요가 전혀 없는 셈이다. 코스콤의 경우 KRX의 시장시스템에 200명을 투입해 구축하면서, 동시에 이들 중소형사의 시스템 업그레이드도 같이 병행하고 있다. 코스콤에 원장을 위탁하고 있는 증권사로는 한양, 흥국, 이트레이드증권 등 국내 10개사와 외국계 증권사 대부분이 있다.

KRX 차세대시스템팀 정창희 부장은 “이번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과거 유가증권, 선물, 코스닥의 통신 포맷이 제각각이던 것이 하나로 통일돼 업무의 표준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내년 1월 28일이 되면 구 시스템 방식과 혼용하는 기간 없이 새로운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것이며, 가동 날짜가 연기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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