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發 '집값 고점론'에 전문가들 "조정 국면 vs 추가 상승"
정부發 '집값 고점론'에 전문가들 "조정 국면 vs 추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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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상 조정 국면 접어들 시점 도달"
"저금리, 공급부족 등으로 더 오를 것"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올해도 집값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연일 '집값 고점론'을 내세우며 경고하고 나섰다. 전문가들도 주기상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기 때문에 이에 동의한다는 의견과 저금리, 공급 부족 등 상승 여력이 남아 있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으로 엇갈리고 있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연달아 집값 하락을 경고했다. 지난 1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집값 고점론'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수도권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집값이)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답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에 이어 또 한 번 경제 수장이 '집값 고점론'에 동의하는 의견을 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집값 고점론'에 동의한다는 의견과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먼저 '집값 고점론'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은 집값이 오랜 기간 동안 상당 부분 오른 만큼, 조정을 받을 시점에 도달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아직 추가 상승 요인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고점론에 동의한다. 지금까지 너무 많이 올랐다"며 "반드시 조정이 온다고 단언하기는 어렵겠지만, 통상 집값이 이만큼 오르면 시장에 조정이 오는 것이 정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정부 관료가 집값 고점에 관해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그동안 관료들의 발언에 대해 시장이 정반대로 움직인 부분도 있었을 뿐 아니라, 부동산 전문가나 중립적인 입장에 있는 이의 발언이 국민에 더 신뢰를 주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도 "현재 집값은 고점 상태이고, 변곡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서울은 집값이 8년째, 수도권은 7년째 오르고 있어 주기상 집값 상승의 마무리 국면에 와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단기적으로는 공급 부족, 재건축‧재개발 억제,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 등 집값 상승 요인이 있다"며 "국토부 장관 등이 단순히 집값 하락을 경고할 것이 아니라 어떤 입지에, 얼마만큼의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명확한 공급대책을 내놓아야 집값이 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집값 고점론'에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들은 집값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가 동결되며 여전히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수도권 주요 입지에는 공급이 부족해 집값 상승 요인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2008년의 집값 하락 상황과 비교하기엔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가 지난 2008년 상황과 비교를 하는 것 같은데 그때와 상황은 많이 다르다"며 "2008년과 달리 현재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경제 규모, 경제 지표면에서도 당시와는 분명히 차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의 급격한 인상이나 주택 공급량이 대폭 늘어난다면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현재 3기 신도시의 공급 물량만으로는 시장을 바로잡는데 한계가 있다"며 "양도세 강화 등으로 인해 재고 주택 물량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적어 집값 고점론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도 "공급 미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등 가격 상승 요인이 있기 때문에, 현재 고점이라고 판단하긴 이르다"며 "3기 신도시 공급이 완성되는 2030년까지는 우상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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