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노조 총파업 예고까지···'첩첩산중' 대우건설 M&A
[초점] 노조 총파업 예고까지···'첩첩산중' 대우건설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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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건설보다 81% 높은 임금, 인적 통합 어려워
은행권 업계 통합시, 임금 상승 등 현실적인 약속 제시
중흥 "이제 우리는 가족···당근책 아직 밝힌 단계 아냐" 
중흥건설과 대우건설 사옥 모습. (사진=각 사)
중흥건설과 대우건설 사옥 모습.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시공능력평가 6위인 대우건설 인수에 중견건설사인 중흥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않다.  

임금, 직원규모, 업계 순위 등으로 인해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업계 반응과 함께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매각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추진하는 등 내부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까지 나서 "대우건설을 살리고자 인수를 결심했다"고 밝히는 등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14일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우선협상자의 지위를 걸친 중흥건설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으며, 조합원 투표를 거쳐 이후 총파업을 결정한다고 했다. 

이와 같은 반발은 두 회사의 체급 차이 등으로 예견됐던 바이다. 특히나 같은 업종에 임에도 임금, 직원 규모, 시공능력평가 순위 등 차이가 커 인적 통합에 더욱 어려움이 예고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대우건설 평균연봉은 8200만원으로 중흥건설 평균연봉(4510만)원에 비해 약 81% 높았다. 직원 규모의 경우 지난해 말 중흥그룹 임직원 수는 모든 계열사를 합쳐 총 1536명이다. 반면 대우건설 임직원 수가 총 5417명으로 약 3.5배 차이가 있는 것이다. 

특히 매각 과정에서 경쟁자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던 중흥그룹이 인수조건 수정을 요청했고, KDB인베스트먼트가 이를 받아들인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를 두고 대우건설 노조는 특혜·졸속매각이라며 주장했다. 이에 심지어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관리 책임이 있는 산업은행에서 조사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과 순조로운 통합을 위해 구조조정금지, 청사진 제시, 급여 인상 등의 현실적인 약속이 필요해 보인다. 

건설업계에서는 업계끼리 통합이 드물지만, 은행권에서는 꽤나 존재했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당시, 외환은행 노조는 서울중앙지법에 통합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의 반발이 있었다. 중복점포 등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우려하기도 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구조조정은 절대 안 한다"고 약속하고, 급여수준은 더 높았던 외환은행 수준으로 맞추면서 합병 반대 기류를 꺾었다. 

현재 중흥 측 또한 인위적인 구조조정과 푸르지오와 중흥 S-클래스 브랜드 통합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정창선 회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우건설은 별도 경영을 하게 될 것이며 회사로 들어온 돈은 단 한 푼도 외부로 빠져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우건설은 전직 임원 등에 대한 특혜 하도급, 저가 입찰 등만 바로 잡아도 회사가 이익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향후 대우건설에 대한 경영방침 등을 이야기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노조와 임직원 등을 만나 소통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반발이 거센 대우건설 노조와 전제 직원을 움직일만한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대우건설에만 인센티브 등이 치중되면 같은 업종에 있는 중흥그룹 직원들의 박탈감도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중흥그룹 관계자는 "아직 MOU를 체결하지 않은 시점에서 인센티브 등을 이야기 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대우건설 노조 등 반발이 심한 것을 알고 있고, 이제 한 가족인데 그들과 합의점을 풀어가기 위해 합리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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