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크지 않고 가격도 적당하지 않아" 관측
'예비입찰 참여' SK텔레콤, 완주 가능성은 의문
'불참' 네이버, 신세계와 2500억원 지분 맞교환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카카오가 이커머스 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불참했다.
IB업계에 따르면 16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결과 예상을 깨고 카카오가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전까지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참전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지만, 결국 네이버는 물론 카카오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처럼 잠재적 유력주자 두 곳이 모두 예비입찰에 불참함으로써 일단 흥행에는 김이 빠진 모양새가 됐다.
이날 예비입찰에는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SK텔레콤, MBK파트너스(홈플러스 대주주)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베이코리아는 2019년 매출 1조615억원, 영업이익 615억원 등 16년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온 알짜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카카오는 4500만명이 넘는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보유해 오픈마켓 강자여서 인수 시 파급효과 클 것으로 예측됐었다.
그런데도 카카오가 불참한 이유는 이베이와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를 찾지 못했고, 이를 뛰어넘을 만큼 가격(4~5조원)이 적당하지도 않기 때문일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이 실탄 5조 원을 장착해 마케팅 공세를 강화하겠지만, 카카오가 바라는 커머스의 형태는 '관계형 커머스'라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카카오가 지분을 인수한 곳은 매출에 도움이 되거나 카카오와 시너지를 낼 만한 곳들인데 이베이는 그런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카카오와 달리 국내 이커머스 4위 회사인 SK텔레콤은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 SK텔레콤 측은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 측에 예비입찰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면서 "이커머스 영역에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면면을 보면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 그리고 통신강자 SK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4~5조원으로 예상되는 가격 부담을 안고 이베이코리아를 매입할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낸다. SK텔레콤 측이 표면적으로는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완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는 지적이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신세계그룹과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신선 배송과 명품 쇼핑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