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대표주자인 SK텔레콤은 4일 기본요금이 최대한 50%까지 할인되는 새로운 요금제도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가 실질적인 혜택을 보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최고 50% 할인'이라는 말은 허울뿐이라는 지적이다. 기본료 50% 할인을 받기 위해선 본인을 포함한 가족들의 가입기간이 30년을 넘어야 하기 때문. 통화료 할인 역시 가족 사이의 통화에서만 적용된다. 비즈니스에 까지 보편화된 우리네 통신생활문화을 생각할때 큰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같은 날 KT도 20% 정도 통신비를 낮춘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역시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 있다. KT 시내전화와 KT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가입이 기본 조건이다. 액면 그대로의 인하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이렇듯 가족 모두 한 회사 상품을 수년간 이용하거나, 여러 상품을 묶어 써야만 하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뒤따르는 통신료 인하가 현실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입자를 유지하고 더 끌어들이기 위한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이 아니냐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모든 소비자가 두루 혜택을 볼 수 있는 가입비나 기본료는 그대로 뒀기 때문에 '눈가림용'이라는 비판이 적지않다.
인수위가 처음에 의도한대로 국민들의 생활물가를 정말 절감해 줄 의도가 있었다면, 휴대폰 요금의 핵심인 기본료와 가입비의 인하가 이루어져야 되는데 그게 아닌 것이다.
실효성외에도 문제는 또 있다. 이같은 요금제(할인)가 KT와 SK텔레콤 등 선두업체들의 독과점만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바로 그것이다. 결국, 요금을 내린다고 하고 나선 이들 대형 이통사이외에 이같은 통신요금 인하를 반길 어리석은 소비자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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