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료 할인…"'引下'인가 '마케팅'인가?"
통신료 할인…"'引下'인가 '마케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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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philip1681@seoulfn.com>통신료 인하가 '업계자율'로 가닥을 잡으면서 사실상 물거너간 가운데, 통신회사들이 인수위의 '업계자율'방침에 일단 화답하고 나섰다. 자체적인 인하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신요금인하 내용을 꼼꼼히 뜯어보면 마치 '과장광고'(?)를 연상시킬 정도로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대표주자인 SK텔레콤은 4일 기본요금이 최대한 50%까지 할인되는 새로운 요금제도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가 실질적인 혜택을 보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최고 50% 할인'이라는 말은 허울뿐이라는 지적이다. 기본료 50% 할인을 받기 위해선 본인을 포함한 가족들의 가입기간이 30년을 넘어야 하기 때문. 통화료 할인 역시 가족 사이의 통화에서만 적용된다. 비즈니스에 까지 보편화된 우리네 통신생활문화을 생각할때 큰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같은 날 KT도 20% 정도 통신비를 낮춘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역시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 있다. KT 시내전화와 KT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가입이 기본 조건이다. 액면 그대로의 인하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이렇듯 가족 모두 한 회사 상품을 수년간 이용하거나, 여러 상품을 묶어 써야만 하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뒤따르는 통신료 인하가 현실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입자를 유지하고 더 끌어들이기 위한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이 아니냐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모든 소비자가 두루 혜택을 볼 수 있는 가입비나 기본료는 그대로 뒀기 때문에 '눈가림용'이라는 비판이 적지않다.

인수위가 처음에 의도한대로 국민들의 생활물가를 정말 절감해 줄 의도가 있었다면, 휴대폰 요금의 핵심인 기본료와 가입비의 인하가 이루어져야 되는데 그게 아닌 것이다. 

실효성외에도 문제는 또 있다. 이같은 요금제(할인)가 KT와 SK텔레콤 등 선두업체들의 독과점만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바로 그것이다. 결국, 요금을 내린다고 하고 나선 이들 대형 이통사이외에 이같은 통신요금 인하를 반길 어리석은 소비자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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