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법인 영업 '알맹이가 빠졌다'
증권사 해외법인 영업 '알맹이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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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 주식영업에 그쳐...“IB 빠진 해외영업 개선돼야” 한 목소리
 
[서울파이낸스 김주미 기자]<nicezoom@seoulfn.com> 자본시장통합법을 기반으로 글로벌투자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준비 중인 증권사들이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실상 증권사 해외법인의 뚜껑을 열어보면 알맹이는 빠져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지법인을 세우고 해외영업에 한창인 국내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중개영업에만 주력, IB 부문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대부분 증권사 현지법인이 설립된 지역이 대동소이하며, 신사업 추진보단 지역 내 수익을 나눠먹기에 그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13개 증권사가 법인 혹은 사무소의 형태로 해외에 진출해있다.

이들 가운데 굿모닝신한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주요 6개 증권사의 경우 대부분 선진 금융시장과의 연계 강화를 목적으로 미국 영국 홍콩에 현지법인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투자증권의 싱가포르 현지법인과 미래에셋증권의 베트남 현지법인 정도만이 예외적일 뿐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현지법인이 궁극적으로 IB를 표방하고 있지만, 지역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브로커리지 업무만을 주 업무로 영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현지법인 업무는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에만 의존, 증권사 간 큰 차이가 없어 증권사들이 국내에서 한 목소리를 내며 추진하는 글로벌투자은행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영국 내 국내증권사의 현지법인이 모여 있는 런던에서 국내 증권사들은 유럽 대륙 및 중동 지역의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국내주식 세일즈 영업과 국내 기업 발행 해외 DR, 채권 등에서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뉴욕, 홍콩 등에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뉴욕에 한국증권사로는 우리투자증권과 더불어 삼성증권 굿모닝신한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 등이 현지법인 상태로 경쟁 중에 있다”며 “북미지역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국주식 중개 업무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증권사들의 주식 중개 업무에 그치는 해외영업이 외국계증권사와 행보를 크게 달리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일례로 일본 노무라증권의 경우 해외법인의 IB 인력만 2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현지법인 인력이 많은 경우 10여명 내외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향후 국내 증권사들이 현지법인 업무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는 IB업무 확보를 위한 전략적 방향 설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IB사업본부 김석 부서장은 "현재 운영 중인 뉴욕 런던 홍콩 3개 법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연간 6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해외비즈니스가 자리를 잡은 상태"라며 "하지만 해외주식 영업에서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 확대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해외 현지법인 영업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최근 증권사들이 IB 영업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뉴욕현지법인은 구상중인 그룹사와 연계 시너지 증대 및 IB영업 확대를 통해 1단계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을 위한 동남아 동북아 시장 진출을 계획중이다.

이미, 현지법인 IB부문에서 선전하고 있는 현대증권의 경우도 해외 투자 및 기타업무가 현지 법인, 사무소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삼성증권도 새로운 비즈니스 확대 계획아래 현지 시장분석을 위해 지역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또 미래에셋증권도 영국, 인도, 미국 등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유수의 글로벌 투자회사와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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