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맞췄나?…“차명 아닌 내 계좌”
입 맞췄나?…“차명 아닌 내 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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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임원들 모두 똑같은 진술…특검, 계좌 추적에 집중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삼성특검팀이 압수수색을 벌이는 한편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한결같이 똑같은 말만 하고 있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임원들이 입을 맞춘 듯이 하나같이 차명계좌를 부인하고 자신의 계좌라고 진술하고 있다는 것.
 
지난 18일 성영목 호텔신라 사장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현직 삼성 계열사 임원 8명이 특검의 소한조사를 받았고, 이들은 대부분 차명계좌 명의자들로 특검은 보고있지만, 소환자 대부분이 미리 말을 맞춘 듯, 똑같은 해명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계좌는 회사에서 관리하는 게 맞지만, 회사가 몰래 만든 게 아니고 다 본인 동의를 받았으며, 이는 이병철 선대회장 때부터 해 온 관행이며, 업무활동비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진술 내용의 골자다. 계좌 개설 방법에 대해서도 "부하 직원을 시켜 계좌를 개설했다"거나 "증권사 직원들이 사무실로 직접 찾아와 계좌를 개설하게 됐다"는 식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돈의 출처 등 구체적인 질문에는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임원은 자기 연봉이 10억원인데, 차명계좌에도 매년 똑같이 10억원의 활동비가 입금된다며, 오히려 수사팀을 설득하려 했다고까지 한 언론은 보도했다.
 
이에, 비자금이 아니라고 주장하기 위한 삼성 측의 조직적인 대응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前 삼성그룹 법무팀장)는 "(활동비라고 진술해) 비자금 만들어진 것만 막으면, 다 피할 수 있다고 보는 거지. 어느 정도 세금만 조금 나오고..."라고 말했다. 
 
특검팀 관계자도 이들이 진술을 짜맞춘 것 같다며, 버틸 때까지 버텨보겠다는 게 삼성 측의 전략인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특검팀에 출석한 삼성전자 윤 모 부사장도 앞서 출석한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차명 계좌 개설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8명의 참고인 소환자 중 아직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바뀐 임원은 한 명도 없다. 

삼성 특검팀은 차명 계좌와 연결된 계좌까지 일일이 입출금 내역을 확보해야 비자금 조성 의혹을 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계좌 추적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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