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銀, 부동산 버블 꺼질까 '전전긍긍'
市銀, 부동산 버블 꺼질까 '전전긍긍'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9.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銀 리스크관리 강화… "추가하락 없다" 낙관론도
은행들이 부동산 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5 종합대책 등 새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책이 자칫 시장 폭락으로 이어져 은행 수지에 영향을 끼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 작년부터 전 은행권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린 바 있어 가계發 금융대란에 대한 걱정은 더욱 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동산 버블 붕괴에 대비,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려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우리은행 경영전략팀 관계자는 부동산 버블이 꺼질 수도 있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60%에서 50%로 낮춘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최근 40%로 더 낮췄다.
외환은행 역시 LTV를 40%대 선으로 낮췄으며 국민은행도 정부 지정 부동산 투기과열지구 외에 자체조사에 따른 가격 급등 지역에 대해 LTV를 하향 조정했다.

은행들이 피하고 싶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부동산 가격 폭락에 따른 담보물 가치 하락, 경매환가 하락, 부족채권 증가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율 증가, 은행 수지 악화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아직은 은행원들 사이에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낙관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의 경우 대폭락이 아닌 이상 이자 연체에서 원금 연체로 이어지기까지 6개월 정도 여유가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비탄력적인 시장인데다 후행 성격이 강해 정부의 9·5대책 정도로는 은행 수지에 큰 영향을 끼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향후 정부가 신규 분양시장에 대해 적극적인 투기억제책을 실시하게 되면 아무래도 수익에 악영향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는 않았다.

새정부가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꾸준히 부양책을 쓰는 반면,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마저 무너지게 되면 연쇄적인 연체율 급증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

은행권 또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이 최근 3년간 총액이 두 배나 늘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완전히 죽이는 것은 정부로서도 부담일 것이라며 이번 9·5대책이 재건축 시장의 투기를 막는데 초점이 맞추어진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올해 들어 은행권 부동산 관련 대출은 270조원을 훌쩍 넘어서 99년 133조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정부는 부동산 거품을 우려, 지난 5월 은행들에게 LTV비율을 60%에서 50%로 조정하도록 유도한 바 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