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그까이 꺼', '경차' 외면하는 사회
고유가 '그까이 꺼', '경차' 외면하는 사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국제유가 급등으로 정부가 연료 절감을 위해 LPG(액화석유가스) 경차까지 허용하기로 했지만, 국내 운전자들의 경차 외면 풍조는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집도 큰 집, 차도 큰 차를 선호하는 속칭 '폼생폼사'(?)때문에 치솟는 기름값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마이카 시대' 초기 집은 전세를 살아도 차는 근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할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게 우리네 '車문화'다.  
 
여기에, 외제차가 저가공세로 안방을 치고들어 오면서 최근엔 국내 자동차 업계도 경차 개발보다는 고급·대형차종 판매에 치중, '경차 외면현상'을 은연중 부추기고 있는 것도 문제다.

새해를 맞아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신차를 선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배기량 3천cc 이상의 '대형' 또는 '최고급'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화려한 발표회가 연일 화제다. 이제는 아예 '명품'이라는 수식어까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가 됐다. 얼마전에 출시된 고급차의 경우 하루에 1천대 정도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계약을 하고 3주후에나 차량을 인계받을 수 있을 정도다.

반면, 경차 신차 발표회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판매실적도 부진하기 짝이 없다.
올들어 경차기준이 1천cc로 확대되면서 신모델로 출시된 몇몇 경차 판매가 '반짝증가'했을 뿐이다. 

이같은 고유가 시대의 우리의 자동차 소비문화는 과거 IMF 당시와도 극명하게 비교된다. IMF 직후 경차가 한 해 15만대 이상 팔렸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지난 한 해 팔린 경차는 5만3천대에 불과하다. 당시 상황과 단순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이웃 일본의 경우 경차 판매 비중이 30%가 넘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승용차를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연관시키는 사회적 풍조와 외환위기 이후 소득 양극화가 경차 수요를 위축시킨 요인이라는 데 같은 의견이다.

한편, 새로 들어설 '이명박 정부'는 앞으로 LPG 경차를 허용(내년 상반기 예정)하는 등 각종 규제를 풀어 경차 판매비중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뛰어 올라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과연 이같은 정책이 얼마나 먹혀들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대형차를 선호하는 풍조와 경차에 소홀한 자동차 업체의 영업전략이 바뀌지 않는 한 경차판매가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2008-01-13 00:00:00
태음인 소양인이 많은데 당연하지 아파트가 왜 많은지 아나? 좁은집에서 살기 싫어서다
생산 안하면 경차라도 수입이라도 하던지 한두개 뿐인 경차 누가 타나...선택 여지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