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정부가 실업자의 구직활동 지원을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구직급여 지급액이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노동부)가 9일 발표한 '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7천819억원으로, 작년 동월(1천690억원)보다 32.0%나 증가했다. 이는 작년 7월 기록한 역대 최대치(7천589억원)를 능가한다.
노동부는 고용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에도 구직급여 지급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에 대해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어난 데다 작년 10월부터 지급 기간을 늘리고 상·하한액을 높이는 등 생계 보장 기능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작년 동월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데는 지난달 고용센터 업무일(20일)이 작년 동월보다 3일 많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구직급여 수급자는 53만6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7만5천명(16.3%) 증가했고,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0만7천명으로 2만7천명(33.8%) 늘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천380만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37만6천명(2.8%) 증가했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355만4천명으로, 2만7천명(0.7%) 줄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작년 9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 폭도 커지는 추세다.
제조업 중에서 자동차 업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7천600명 줄어 감소세다. 생산 감소와 구조조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자·통신 업종도 생산 라인의 해외 이전과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고용보험 가입자가 6천200명 감소했다.
제조업은 구직급여 수급자와 신규 신청자도 작년 동월보다 각각 1만3천명, 4천명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서비스업이었다.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달 939만7천명으로, 작년 동월(39만1천명)보다 4.3%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큰 업종은 보건복지(12만5천명), 숙박음식(5만4천명), 전문과학기술(4만5천명), 교육서비스(4만3천명) 등으로 나타났다. 공공 부문 고용 확대로 공공행정의 고용보험 가입자도 3만3천명 증가했다.
지난달 노동시장 동향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여파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노동부는 보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많은 사업장이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고용 조정보다는 휴직·휴업 등으로 대응하고 있어 일단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변동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동부가 매월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등 행정 통계를 토대로 한 것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영업자와 공무원 등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