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반떼 트로페오, 'SUV↔슈퍼카' 넘나든 퍼포먼스 "내 맘에 쏙!''
[시승기] 르반떼 트로페오, 'SUV↔슈퍼카' 넘나든 퍼포먼스 "내 맘에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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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컨트롤' 코르사 모드로 가능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작은 빈틈도 용납하지 없았다" 슈퍼카라면 흔히 세단을 생각하는데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는 아무도 넘지 못했던 SUV 상식의 벽을 무참히 깨버린 슈퍼 SUV였다. 잔잔했다가 순식간에 폭풍처럼 돌변했다.  

르반떼는 지중해 바람의 이름. 이 바람은 매 순간 그 세기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르반떼 GTS의 경우 SUV 차체에 페라리 공장에서 가져온 2799CC 8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얹고 550마력으로 차고 넘치는 힘으로 나를 흥분시켰다면 V8 엔진을 재설계한 트로페오는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르반테 라인업의 최상급 모델로 최고 속도 300㎞/h 이상을 내는 등 고성능 SUV 세그먼트이다. 

트로페오는 마세라티 SUV의 끝판왕이다. 마세라티가 SUV 르반떼를 출시한지도 어느덧 2년이 돼간다. 그동안 르반떼 라인업은 르반떼 그란루소·르반떼그란스포트·르반떼 GTS 그리고 르반떼 트로페오 총 4개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트로페오의 엔진은 마세라티 역사상 가장 강력한 V8 엔진으로 페라리의 마라넬로 공장에서 공동으로 제조한다. 강력한 V8 엔진은 매끈한 카본 파이버로 보호하고, 레드 컬러로 실린더 헤드에 포인트를 준다. 

마세라티 르빈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마세라티 르빈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마세라티 르빈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마세라티 르빈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트로페오는 영어로 '트로피(trophy)'를 뜻한다. 외관은 요란스럽지 않았다. 처음 만났을 때 우아하고 중후한 멋을 느끼게 했다. 르반떼 트로페오의 외관 디자인 라인은 이탈리아의 예술적인 감각에서 나온 마치 예술품을 보는 듯 내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시승차는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는 가장 강력한 슈퍼SUV로 6250rpm에서 폭발적인 590마력의 최고 출력과 2500rpm에서 74.85㎏·m의 최대 토크를 끌어낸 르반떼 라인업 중 최상 버전이다. 

트로페오의 절제된 선은 자신감 넘치는 시각적인 존재감을 부여하고 5m가 넘는 길이(5020mm) 임에도 흩트림 없는 균형감은 매우 인상적으로 남았다. 실내는 피에노 피오레(pieno fiore)가죽이 더욱 품위 있게 해 줬으며 일반 고급 브랜드에서 쓴 가죽보다 질감에서 차원이 달랐다. 

마세라티 르빈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마세라티 르빈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르반떼 트로페오 전용 버킷시트에는 레드컬러의 스티치와 시트 헤드레이스의 배지에 트로페오 글자가 더해져 ‘슈퍼 SUV’ 임을 실내에서도 느끼게 했다. 기어노브는 연식변경을 거치면서 화려해진 디자인과 조작성은 용이하게 개선됐으며 주변은 메트한 질감의 리얼 카본이 실내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했다. 아날로그시계는 럭셔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페라리 심장에 후륜 기반의 플랫폼만으로도 시승 전부터 흥분됐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590마력의 파워는 엔진음을 다가왔다, 마치 맹수가 사냥하며 포효하는 굉음을 토해냈다. 특히 트로페오만이 가지고 있는 코르사 모드에서는 매우 날 선 배기 사운드를 뿜어냈다. 

묵직하면서도 날쌘 몸놀림은 운전하는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트로페오의 주행모드는 ICE모드- 노멀모드- 스포츠모드- 코르사모드 4가지로 구성됐다. 그 밖에도 오프로드 모드도 선택 가능하다. 코르사 모드로 변경하고 가속페달을 밝으면 3초대의 100km/h 가속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으며 순간 SUV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트로페오는 SUV가 아닌 슈퍼카였다.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사진= 마세라티)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사진= 마세라티)
마세라티 르빈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마세라티 르빈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가속페달에 살짝 발을 올려놓아도 거침없이 튀어나갔다. 웬만한 400마력 대 SUV의 스포츠 모드보다도 트로페오의 노멀모드가 속도 조향감이 뛰어났다. 핸들링은 운전자를 배려했고 제동은 상황에 맞게 적시적소에 정확하게 작동해줬다. 

페달을 깊게 밟으면 마치 비행기 이륙 시 기내에서 느껴지는 속도감을 안겨준다. 여기에 바워스 앤 월킨스의 17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비트 있는 음악은 속도와 함께 어우러지면서 아드레날린을 생성시켰다. 

8단 자동 변속기와의 조합도 훌륭했다. 직관적 사용성이 개선되어 급가속 때 기어의 변환 시 생기는 단차가 두드러지지 않고 쭈욱 속도를 끌어올리는 기세가 듬직했다. 거슬리는 소음과 진동도 없기에 쾌적함이 더해져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크거나 다루기 힘든 차라는 느낌은 한 번도 받지 못했다.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사진= 마세라티)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사진= 마세라티)

 

마세라티 르빈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마세라티 르빈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트로페오는 주행모드를 코르사 모드로 변화하면 한층 공격적으로 바뀐다. 스포츠 모드보다 한 단계 위의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다. 코르사는 오직 트로페오만 존재하는 주행모드다. 기어노브를 수동으로 전환하고 코르사의 진면목을 경험할 준비를 마쳤다. 

페달을 밟자 관성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처럼 속도계에 나타나는 수치는 거침없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불안함보다는 운전자의 지시를 잘 따라줘 운전의 재미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SUV이지만 스포츠세단 고사양에만 있는 런치컨트롤도 사용 가능해 가장 빠른 환경에서 제로백 테스트도 가능했다.   

마세라티 사륜구동 시스템 Q4 (통합제어시스템)는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줘 어떠한 도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줬다. 높은 속도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너를 진입해도 핸들 조향과 제동력은 강력했다. 어떤 상황의 코너에서 어떠한 차보다 안정적으로 코너를 탈출했다. 순간순간 섬세하게 차체를 잡아주는 마세라티의 기술력에 또 한 번 놀랐다.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 (사진= 권진욱 기자)

22인치 후륜 타이어는 편평비가 낮아 노면의 충격을 잘 흡수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트로페오는 에어댐퍼로 걸러줬다. 스마트한 여진을 잘 잡아주면서도 롤 제어 역시 뛰어났다. SUV에서 매번 단점으로 빼놓을 수 없이 나오는 편평비는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에서는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완벽한 차체 제어와 믿음이 가는 스티어링으로 거침없이 질주했다. 최강의 슈퍼SUV인 마세라티 르반떼 트로페오를 도로 위에 올려놓는 순간 “완벽함이란 이런 것”이라고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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