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가뭄' 은행권, MBS로 활로 찾는다
'돈 가뭄' 은행권, MBS로 활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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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및 리스크 분산 효과
신한·우리銀, 내년 발행 예정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최근 은행 수신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자 시중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MBS(주택저당증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이달 초 신한은행이 최장 30년짜리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출시한 이후, 우리은행도 내달 중 유사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이들 은행들은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기초로 MBS 발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MBS발행 '일석삼조'
현재 국내 MBS시장은 공적 유동화중개기관인 주택금융공사 설립과 정부의 지급보증 노력에도 불구하고 취급액이 미미한 실정이다.
2006년 국내 금융기관의 MBS 발행규모는 주택담보대출 취급액 대비 3.9% 수준으로 미국 66.5%에 크게 못미친다.
사실상 발행주체도 주택금융공사 뿐이며 발행 기초 자산도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에 국한돼 있다.
국내 은행들이 이처럼 MBS 발행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풍부한 유동성, 변동금리 위주의 대출취급에 따른 낮은 금리 리스크, 자산규모 경쟁으로 인한 유동화 유인 부족 등이 원인이다.
그러나 올초부터 시작된 자금의 '탈은행화' 현상은 은행들의 총수신-대출 간 간격을 급격히 축소시켰으며, 금융 소비자들의 고정금리 대출 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어 은행들로선 장기 고정금리상품에 대한 출시를 더 이상 미룰수 없게 됐다.
특히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둔 은행들로선 대형 M&A를 대비한 실탄 확보를 위해서라도 MBS 발행이 필요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MBS 시장이 활성화되면 금융기관으로서는 금융시스템 리스크 감소 및 자금조달구조  개선 및 수익원 다변화 등의 효과를 누릴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장기채권시장 활성화 및 자본시장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MBS 시장 활성화는 예대마진 위주의 은행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추진돼야 한다"며 "주택저당채권을 기초로 한 다양한 구조화 증권 개발은 향후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는 투자 수단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MBS시장 활성화 '앞장' 
은행권 최초로 최장 30년짜리 금리 확정 모기지론을 출시한 신한은행은 빠르면 내년 중순에 1조원대의 모기지론을 기초자산으로 MBS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달 초 출시한 신한은행의 금리확정 모기지론의 현재 잔액은 700억원 가량으로 1조원 달성까지는 멀었지만 최근 주택대출 시장 침체 상황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조원 달성까지 8개월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채권유동시장의 경우 가격평가 체계가 발달돼 있지 않고 수요자도 많지 않아 해외시장에서 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발행 구조는 대출금융기관이 주택저당채권을 유동화회사에 양도하고, 유동화회사는 수익증권을 발행하여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인 MPTS(Mortgage pass-through security ; 지분형) 형태로 발행될 예정이다.
일부 은행들은 신한은행의 6.1~6.55%의 모기지 금리는 변동금리 대출상품보다 낮아 역마진 리스크가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여타 은행들의 경우 신한은행의 금리 수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 모기지론은 국내 고객들에게는 상품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한 취지로 출시됐다"며 "국외에서 MBS를 발행할 경우 결코 낮은 수준의 금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실 MBS를 최초로 발행한 은행은 SC제일은행이다. SC제일은행은 2004년부터 올해까지 총 8차에 걸쳐 변동금리 및 혼합병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5조원 가량의 MBS를 발행했다. 특히 지난해 발행규모는 1.8조원에 달해 전체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8.6조원)의 21%를 차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현행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60%로 여타 선진은행 못지 않은 안정성을 갖고 있어 발행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자통법이 본격 시행돼 국내 채권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경우, 국내 시장에서도 발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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