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인보사 사태'로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메디톡스가 불법 유통 의혹에 휩쓸리는 등 올들어 제약·바이오 업종에 잇따라 악재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악재의 발생에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9696.92로 연초(11338.89) 대비 14.48% 하락했다. 코스닥 제약지수도 연초(8956.38) 대비 12.22% 떨어진 7861.41를 기록했다.
이처럼 제약·바이오업종의 지수가 부진한 데에는 코오롱에 뒤이어 메디톡스까지 잇따른 종목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코오롱생명과학은 전 거래일 대비 1950원(7.94%) 하락한 2만2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회수·폐기를 공식 명령하면서 장중 11%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는 지난 3월 치료제 주성분 중 2액이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식약처 조사와 청문 절차를 거쳐 이달 3일 최종 품목허가 취소 처분이 확정됐고, 9일자로 공식 취소됐다.
인보사의 품목허가가 취소되면서,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는 오는 26일 결정될 예정이다.
코오롱의 인보사 사태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메디톡스는 '메디톡신' 불법 유통 의혹에 전 거래일 대비 8300원(1.96%) 하락한 41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식품의약처는 이날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을 허가 전에 불법 유통하고, 생산 시 멸균작업을 시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의 보톡스 균주 논란도 이르면 이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열린 '영업비밀 침해금지 청구소송' 변론기일에서 서울지방법원은 균주 판별을 위한 포자 감정을 개시하기로 하고 4일 감정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 4분기쯤 1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기업별 악재가 섹터 전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보고, 앞으로는 종목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주요 제약 바이오의 신약 파이프라인(Pipeline) 임상데이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인보사 이슈 등이 겹치면서 신약에 대한 믿음도 흔들리고 있다"며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한국 바이오주는 신뢰의 문제에 직면했다"고 판단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판매 중단을 시작으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균주논란 등의 이슈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시장의 신뢰도는 추락,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한 기업의 이슈만으로 섹터 전체가 움직일 수 있는 시대는 종결됐고, 제약바이오 섹터는 빠르게 종목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