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홀, 장갑을 벗어봐야...
마지막 홀, 장갑을 벗어봐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주 KPGA 레이크힐스 오픈에서 강경남 선수가 우승을 했습니다. 골프의 진수를 오랜만에 느낄 수 있는 명승부였습니다. 마지막 날 두 홀에서 네 타 차이를 극복하고 승부를 연장까지 밀어붙이면서 연장 첫 홀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는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승부였습니다.
노장 강욱순 선수가 17번 홀까지 강경남 선수를 네 타 차이로 앞서며 마지막 홀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파 파이브인 18번 홀에서 강선수는 우승을 굳히려는 마음으로 드라이버를 안전하게 페어웨이를 지킨 후 세컨도 무리수를 두지 않고 쓰리 온 전략으로 핀 100미터 전방에 볼을 보내 놨습니다. 2위와 두타 차이가 나 파만 하면 우승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아! 그러나 산전 수전 다 겪은 강선수도 실수를 하고 말더군요. 100미터 남은 써드 샷이 그린을 약간 오버하게 되어 10미터 정도 내리막 어프러치를 남겨 놓았습니다.
숱한 경기에서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을 강욱순 선수는 긴장한 탓인지 어프로치가 짧아 1.5미터 내리막 파 퍼팅 상황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필자는 그래도 노장인데 파 퍼팅을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볼은 아쉽게 홀을 살짝 비켜나가며 보기를 해 쓰리 언더로 홀을 마쳤습니다.
그 동안 두 타 차이로 강선수를 쫓아가던 2위 오태근 프로는 17번 홀에서 버디를 낚아 쓰리언더 동타로 강 선수와 연장을 남겨 놓았습니다. 여기까지는 골프 시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지막 날 상황이었습니다.
TV를 보는 필자도 둘 중에 하나가 승자가 되겠구나 하고 별 주의 깊게 시선을 두지 않았습니다. 강경남 선수가 16번 홀까지 1위와 4타 차이가 났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17번 홀부터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초속 6미터 이상의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강경남 선수가 드라이버로 원 온을 시킨 것입니다. 내리막 393야드나 되는 홀에서 뒷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한번에 그린 온을 한 것입니다. 엣지 근방에 떨어진 볼이 때굴 때굴 굴러 핀 쪽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핀 7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멈춘 볼을 강선수는 차분하게 홀에 떨어뜨려 이글을 성공, 단숨에 투언더를 만들어 놨습니다. 선두와 두타 차이를 만들어 따라갈 기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강선수는 17번 홀 이글의 여세를 몰아 18번 홀에서 버디에 성공, 세명이 동타를 이뤄 순식간에 연장상황을 만든 것입니다. 
불과 마지막 두 홀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당연히 연장에서는 기세가 오른 강경남 선수가 유리했습니다.
가볍게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낚아 남의 손에 다간 우승컵을 빼앗아 온 것입니다. 
‘골프는 마지막 홀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 했는데 그 말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승부였습니다.
보통 프로들 시합에서 우승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별 차이가 없는 실력들 틈바구니에서 남을 제치고 일등을 한다는 것은 본인만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느 프로 골퍼는 우승자는 하늘이 점지해 준다는 말조차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승리의 여신이 아무에게나 미소를 보여준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승자에게는 남다른 모습이 있습니다. 두 홀을 남겨놓고 네타 차이 상황에서 한번에 그린에 올려 이글을 노리는 적극적인 도전의식이 있는 자에게만 기회는 오는 것입니다. 즉, 노력하는 자에게 좋은 결과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 주말 골퍼 분들 볼이 안 맞는다고 고민하지 마십시오. 연습하는 자에게만 결과는 주어지는 것입니다.
 
서울파이낸스 <금융인을 위한 골프스쿨>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