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新결혼풍속도, "결혼식 YES, 혼인신고 NO"
신세대 新결혼풍속도, "결혼식 YES, 혼인신고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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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대비...재혼시장 '이혼한 사실혼 부부' 늘어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philip1681@seoulfn.com>결혼식은 하되 상당 기간 혼인신고는 하지 않는 '사실혼 부부'가 신세대들의 새로운 풍속도로 급속히 자리잡아 가고 있다. '사실혼'은 양측이 혼인할 의사가 일치해 식을 올렸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부관계를 뜻한다.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동거 커플과는 다르다.

9일자 중앙선데이가 통계청의 2005년 혼인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결혼 후 1년 이상 지나 신고한 부부가 전체의 25.6%를 차지했고 3년 지난 뒤 신고한 사람이 4.5%였다고 보도했다.

사실혼 부부를 선호하는 이유는 혹시 모를 이혼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결혼 사실이 호적에 나타나 있지 않으면 이혼하기가 수월하고 이혼하더라도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7월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 남녀 500명을 설문조사했더니 32.8%가 ‘결혼할 배우자와 같이 살고 싶지만 꼭 혼인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김삼화 가정법률 전문 변호사는 "전업주부가 혼인신고를 안 하면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힘든데, 최근 5년 사이 여성 경제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혼인신고를 안 해도 카드를 만들 수 있고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혼 부부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결혼 후 10여 일 만에 폭행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 탤런트 이민영씨와 이찬씨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탤런트 채림씨와 가수 이승환씨 커플도 3년간 사실혼 부부로 살다 이혼했다.

이에, 이혼한 '사실혼 부부'들이 재혼 시장의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혼정보회사 ‘행복출발’에 따르면 사실혼 전력이 있는 회원은 2004년 전체 회원(3만여 명)의 2.9%에서 올해 8월 현재 4.1%로 늘었다.

사실혼 부부가 이혼한 뒤 처녀나 총각으로 속여 재혼했다가 들통 나는 경우도 있다고.
김정민(29·여·가명)씨는 결혼을 한 뒤 재미 사업가인 남편을 따라 유학을 갔지만 3년 뒤 남편의 사실혼 전력을 알고서는 이혼을 요구했다.

이렇다 보니, 사실혼 전력을 속이는 돌아온 처녀·총각 때문에 결혼정보회사에 비상이 걸렸다고. ‘선우’의 이웅진 대표는 "고객 10명 중 2~3명은 결혼식만 올리고 이혼했으니 미혼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으로 사실혼 전력을 숨기려 한다"고 말했다.

류창용 변호사는 "사실혼이 늘면 결혼에 대한 책임감이 떨어진다"면서 "우리나라의 공식 이혼율은 25%이지만 사실혼 부부의 이혼을 감안하면 30%가 훨씬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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