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분쟁'에 울고 웃는…국내 증시·환율·채권
'美中 무역분쟁'에 울고 웃는…국내 증시·환율·채권
  • 김희정 박조아 기자
  • khj@seoulfn.com
  • 승인 2018.11.02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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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중심 소규모 개방경제 한계 드러나..."변동성 앞으로도 유의해야"
2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견학을 나온 학생들이 딜링룸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중 무역분쟁 완화기대감 등으로 전날보다 71.54포인트(3.53%) 오른 2,096.00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16.50원 내린 1121.6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견학을 나온 학생들이 딜링룸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중 무역분쟁 완화기대감 등으로 전날보다 71.54포인트(3.53%) 오른 2,096.00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16.50원 내린 1121.6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박조아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국내 금융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심한 수출 중심의 우리경제 구조가 금융시장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셈이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완화 등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양새다. 2일 국내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이 더 컸다. 코스피는 7년여 만에 최대폭 상승했고, 환율은 1년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하락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 값은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2090선을 되찾았다. 코스피는 전장 종가 대비 71.54p(3.53%) 오른 2096.0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1년 9월27일(83p 상승) 이후 7년1개월여 만에 최대폭 상승한 것이다. 상승률도 2011년 12월1일(3.72%)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중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4조6000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이 사흘째 지갑을 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3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가며 4403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았다. 기관도 12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상승에 힘을 보탰다. 개인은 4637억원 순매도로 대응했다. 

반대로 서울 외환시장은 1120원선까지 밀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6.5원 내린 달러당 1121.6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5일 20.1원 하락 마감한 이래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장 중 1110원선에 급접했지만 외환당국 관계자가 "원화가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에야 가까스로 반등했다.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인 이유는 악화일로를 걷던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과 협상을 시사한 데다 무역 문제 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잠정 협의안 작성을 지시했다는 소식에 오후 들어 증시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막 시 주석과 길고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무역 문제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주제로 대화했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 역시 정상통화 사실을 발표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합의안 초안 작성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이달 30일부터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전후로 양국 정상회담을 거쳐 극적인 타결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며 주식시장은 가파르게 올랐고 원화는 강세(달러 약세)를 보인 것이다. 

위험자산 선호의 영향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4.0bp(1bp=0.01%p) 오른 연 1.982%로 마감했다. 10년물도 연 2.283%로 마치며 3.2bp 올랐고 20년물과 5년물은 3.8bp씩 상승했다. 30년물, 50년물, 1년물은 각각 1.5bp, 1.6bp, 1.8bp씩 상승 마감했다. 

시장의 흐름을 두고 수출 중심의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경제가 침체하면 자연스레 불황을 맞는 구조적 한계가 여실히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나타난 외국인 자금이탈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미중 무역분쟁이 꼽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수출 비중이 40%에 육박한다.  

때문에 앞으로도 이날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윤지선 BNK증권 연구원은 "2000선 무너지면서 큰폭으로 증시가 빠졌기 때문에, 그에 대한 단기적 반등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11월 들어 미국의 중간선거, G20 정상회담 등 이벤트가 산재하지만 무역협상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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