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도 1.0% 감소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우리 경제의 2분기 성장률이 0.6%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7월 속보치보다 0.1%p 하향조정된 것이다. 설비투자가 2년3개월 만에 급격히 꺾인 탓으로 풀이된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감소 전환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이는 지난 1분기(1.0%) 대비 둔화된 수치다. 또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0.1%p 하향조정된 것이다.
속보치 추계시 이용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월의 일부 실적치 자료를 반영한 결과라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속보치와 견주면 설비투자(+0.9%p)가 상향 수정된 반면 건설투자(-0.8%p), 수출(-0.4%p), 수입(-0.4%p)이 하향 수정됐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 "2분기와 상반기 전체 GDP 성장률은 2.8%로 나왔고 이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성장세를 이룬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3분기와 4분기 전기 대비 0.91~1.03% 성장하면 정부와 한은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2.9%)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갈수록 악화되는 고용지표와 경기 둔화 논란에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신 부장은 한은이 10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에 대해 "다음달 지표를 더 살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2분기 성장률이 0%대로 내려 앉은 것은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급격히 감소한 탓이다. 건설투자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축소 등으로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줄어 올 2분기 2.1%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축소돼 -5.7%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분기(-7.1%) 이후 9분기 만에 최저치다.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0.3%,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이 늘어 0.3% 각각 증가했다. 그러나 민간소비는 2016년 4분기(-0.2%) 이후 2분기 만에, 정부소비는 2015년 1분기(0.0%)이후 13분기만에 최저치를 각각 찍은 것이다.
수출은 반도체, 비거주자 국내소비 등이 늘어 0.4% 증가했고, 수입은 기계류, 운송장비 등이 줄어 3.0%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증가율이 1분기 1.6%에서 2분기 0.6%로 떨어졌고 건설업은 2.1%에서 -3.1%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건설업 증가율은 2012년 1분기(-4.7%) 이후 25분기 만에 최저다. 서비스업 증가율도 1분기 1.1%에서 2분기 0.5%로 반토막이 났다.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계절조정기준)은 전분기보다 1.0% 감소했다. 작년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3%로 개선됐으나 유가 상승에 따라 교역조건이 악화하면 반년만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GNI는 한 나라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소득 등을 합친 지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