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T1 면세점 DF11 입찰 '불꽃경쟁'…설명회에 9곳 몰려
인천공항 T1 면세점 DF11 입찰 '불꽃경쟁'…설명회에 9곳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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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향수 취급 알짜배기 사업권, 자진 반납한 삼익악기부터 외국계까지 눈독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11 사업권 위치 및 기본 정보. (자료=인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DF11 입지.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인천국제공항의 알짜배기 면세점을 두고 중소·중견업체들이 혈전을 벌인다. 과거 4번이나 유찰된 이력이 있는 '마의 DF11' 사업권이다.

6일 면세점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에서 5일 열린 'DF11 입찰 설명회'에 9개 업체가 참여했다. 해당 사업권을 반납한 삼익악기를 비롯해 탑시티(탑솔라), 시티(시티플러스), 엔타스, SM, 부산면세점,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 그랜드면세점, 케이박스(JTC) 등이다.

234㎡(71평) 면적의 DF11이 알짜배기인 이유는 면세점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화장품·향수를 취급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중심에 자리해 동편과 서편 이용객을 모두 아우를 수 있다. 

좋은 조건을 다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마의 사업권'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경쟁자가 많아서다. 치열한 경쟁은 입찰가를 올린다. 지난 3년간 제풀에 꺾여 떨어져 나간 사업자만 5개다.

2015년 DF11 사업권은 4번이나 유찰됐다. 1차 입찰에선 참존화장품이 예상보다 낙찰가를 높게 써냈는데, 결국 임차보증금을 내지 못했다. 2차의 경우 리젠이 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지 않았고, 3차는 동화면세점 단독 입찰로 무산됐다. 4차에서도 동화면세점이 입찰보증금을 못 냈다. 마지막 5차에서 삼익악기가 단독 입찰했고, 가까스로 수의계약에 이르렀다.

하지만 삼익악기도 사업기간 5년(2020년 8월)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 4월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 조처로, '큰손' 노릇을 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임대료 부담이 커진 탓이다. 삼익악기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대료 인하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임대료는 1320억원이다.

국내 면세점 시장이 가파르게 커지자 DF11 사업권을 노리는 중소·중견업체들은 과거보다 많아졌다. 특히 대기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외국계가 눈에 띈다. 케이박스는 일본에서 사후면세점을 운영하는 JTC가 모기업이다.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는 세계 면세점 매출 1위인 스위스 듀프리의 자회사로, 현재 김해공항에서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입찰가 인하도 경쟁이 치열한 이유 중 하나다. DF11 사업권의 최소보장액은 117억2262만184원. 기존 166억원 수준에서 29.5% 떨어진 수치다. 반면 지난해 매출은 52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지난 6월22일 특허심사위원회가 '중복낙찰'을 허용하면서 판이 커졌다. 현재 T1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엔타스·SM·시티면세점도 입찰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SM과 시티면세점은 전 품목을 취급하고, 엔타스는 주류·담배·잡화를 판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외부환경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성장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은 전체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면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입찰설명회에 참석한 9개 업체는 8월8일까지 입찰참가 등록할 수 있다. 사업제안서와 가격입찰서 제출은 8월9일까지다. 삼익악기는 9월6일까지 영업을 계속한다. 인천공항공사는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특허심사 일정을 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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