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자 실손보험 판매 5만 건…예상 밖 돌풍 왜?
유병자 실손보험 판매 5만 건…예상 밖 돌풍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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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상품과 연계 마케팅 용이…시책 걸어 판매 촉진 모습도
(그래프=금융감독원)
(그래프=금융감독원)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유병력자 실손보험이 흥행 돌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책성 보험에 그칠 것이란 예상과 다른 모습이다. 업계는 손해율을 우려하면서도 수요에 맞춰 판매를 촉진하는 모습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달 2일 판매를 개시한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7개 손해보험사(삼성·한화·흥국·현대·메리츠·KB손보·DB손보)의 판매 건수를 집계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총 4만 9385건을 기록했다. 

최근 정책성 실손보험인 노후 실손보험의 한달 판매 건수(1626건)과 비교하면 흥행 돌풍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병자 실손은 심사 항목을 18개에서 6개로 축소하고 투약 여부도 심사에서 제외하는 등 가입 절차를 대폭 완화하면서 실수요자들의 호응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혈압·당뇨병 등 질병 이력이나 만성 질환이 있어도 최근 2년 동안 입원, 수술, 7일 이상 통원, 30일 이상 투약 등 치료 이력이 없다면 가입할 수 있다.

그동안 질병 이력이 있으면 실손보험 가입은 대부분 거부당했다. 입원과 수술, 암, 뇌·심장 진단비 등을 보장하는 유병자보험이 있지만 판매 저조 및 손해율을 이유로 보험사들은 판매를 중도 철회하는 등 시장에서 외면 받아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반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주로 가입해 보장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예상 밖으로 잠재수요가 많자 보험사들도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일부 손보사는 지난달부터 유병자실손보험 판매에 대해 시책을 지급하는 곳도 있다. 과거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판매해온 정책성보험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생각보다 잠재 수요가 많았고, 실손보험 끼워팔기가 금지된 점이 요인"이라며 "설계사 입장에서는 다른 상품과 연계마케팅을 하기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손보사들은 '유병자 통합플랜'을 제시하며 "유병자실손은 자기부담율이 높아 정액담보 상품과 함께 가입은 필수"라며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손해율 우려는 여전하다. 유병자 실손 역시 경험통계가 없어 3년가량의 기간이 지난 후에야 손해율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 내부에서도 리스크관리 부서는 손해율 우려 등을 이유로 판매를 막고 있고, 영업 부서에서는 판매를 이어가는 상황"이라며 "유병력자 실손이 출시 초반 돌풍을 이어간다면 추후 손해율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가 판매 개시에 나서는 보험사들 가운데선 당초 예정됐던 시기보다 출시 시점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4월 중으로 예상했던 농협손보는 지난 2일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삼성생명은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상품개발 중에 있으나 하반기에나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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