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브랜드] 유한양행 '안티푸라민'
[파워브랜드] 유한양행 '안티푸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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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까지 출시된 안티푸라민 제품군 (사진=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박사, 의사 출신 부인 도움 얻어 자체개발 진통소염제
효능 과장 경계 신념 깃든 외용제 대명사…과거 만병통치약처첨 활용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안티푸라민'은 유한양행에서 1933년 첫 선을 보인 진통소염제다. 유한양행에서 처음 자체 개발한 의약품이기도 한데, 창업자 고(故) 유일한 박사가 의사 출신의 중국인 부인 호미리 여사 도움을 얻어 만들어졌다. 유한양행이 설립된 1926년에는 모든 약품이 수입됐다.

안티푸라민이란 브랜드 이름을 처음 제안한 이가 누군지에 대해선 명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창업자 뜻에 따라 지어진 이름일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안티푸라민은 '반대'라는 뜻의 영어 '안티(anti)'와 '불태우다, 염증을 일으킨다'는 뜻의 '인플레임(inflame)'을 합쳐 발음하기 좋게 바꾼 것이다.

안티푸라민은 이름처럼 '항염증제' 또는 '진통소염제'다. 유일한 박사가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는 걸 경계해 명확한 이름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유일한 박사는 의약품의 과장된 효능을 경계했는데, 유한양행의 또 다른 장수 브랜드 '삐콤씨' 이름에서도 그의 신념을 엿볼 수 있다. 삐콤씨는 비타민B군과 비타민C 복합제란 뜻이다.

안티푸라민 주요 성분은 멘톨, 캄파, 살리실산메칠로여서 소염 진통과 혈관활장, 가려움증 개선 효과가 있다. 바세린 성분도 들어있어 보습효과도 보인다. 유한양행 측은 "주위에서 안티푸라민 한번 안 써본 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친근한 가정상비약 역할을 해왔다"며 "먹는 약 대명사가 동화약품 '활명수'였다면, 외용제 대명사는 안티푸라민이었다"고 밝혔다.

▲ 안티푸라민 초창기 모습 (사진=유한양행)

옛 어른들은 안티푸라민을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했기 때문에 자식들이 배가 아프다면 배에, 코감기가 걸렸을 때 코 밑에 안티푸라민을 발라줬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도 전한다. 지금도 안티푸라민 마니아들의 다양한 사용법이 인터넷에 소개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안티푸리민 모습은 녹색 철제 캔에 간호사가 그려진 제품이다. 유한양행은 1961년 용기 디자인을 바꾸고, 간호사 모습을 그려 넣어 가정상비약 이미지를 강화했다. 어린 시절 아픈 배를 어머니가 쓸어주면 신기하게도 아픔이 가라앉던 것처럼, 안티푸라민 역시 온 국민의 '엄마 손'으로 상처 난 아픔을 보듬어 안은 것이다.
 
현재 안티푸라민 연고는 사용과 보관 편리성을 위해 플라스틱 용기에 트위스트캡 형태로 바뀌었다. 유한양행은 1999년 '안티푸라민S로션'을 출시하면서, 100ml 용기에 지압봉을 붙여 환부에 펴 바를 수 있게 했다. 2010년대 들어선 '안티푸라민 파프' 제품 5종과 스프레이 타입 '안티푸라민 쿨 에어파스'를 선보였다. 잘라 쓸 수 있는 '롤파스'까지 출시해 소비자들 요구를 들어줬다. 지난해엔 하이드로겔 제형 습포제 '안티푸라민 하이드로 24'도 선보였다.

이처럼 시장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안티푸라민 패밀리'는 80년이 넘는 장수 브랜드임에도 가파른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30억원대에 머무르던 매출은 2013년 100억원을 넘어섰고, 2015년 130억원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면 이른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 제약업계에서 노익장을 제대로 과시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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