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Ⅱ 시행시 BIS비율 국민銀만 상승?
바젤Ⅱ 시행시 BIS비율 국민銀만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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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업·산업·외환 내부등급법 신청 
他 은행들 BIS 비율 하락…준비 본격화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yushin@seoulfn.com>국제결제은행(BIS)의 바젤위원회가 규정한 자기자본비율규제(BIS규제) 기준인 ‘신BIS협약(바젤Ⅱ)’ 적용을 6개월 앞두고, 국민·기업·산업·외환 등 4개 은행이 기본 내부등급법 시행 신청서를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로써, 바젤Ⅱ 시행에 대비한 은행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내년에 시행되는 바젤Ⅱ는 총 세 가지 방식 중 표준법과 기본 내부등급법 두 가지.
기본 내부등급법은 부도율 모형(PD)을 은행이 자체적으로 구축해 위험가중자산을 차등 산출함으로써 자체적으로 은행의 자산 및 신용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2009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고급 내부등급법은 부도율 모형을 비롯한 부도시 손실률 모형(LGD), 부도시 익스포져모형(EAD), 만기시 위험모형(M) 등 모든 위험요소 평가모형을 은행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신청을 하지 않은 은행들은 외부신용평가기관이 정한 기준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계산하는 표준법을 내년부터 따르게 되며, HSBC은행은 현지법인이 아닌 지점으로 간주돼 내년에도 바젤Ⅰ을 따르게 된다.

외부신용평가기관은 금감원이 지정하며 현재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가 예비지정을, ‘한국기업데이터’가 조건부지정을 받은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예비지정 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정이 결정되며, 조건부지정 기관은 금감원이 보완을 요구하는 부분을 일정기간 내 시정한 경우에 지정이 결정된다.
 
또, 특수한 경우 금감원장의 결정하에 예외적으로, 바젤Ⅰ을 계속 적용하는 은행도 나올 수 있다. 내부등급법 신청과 승인은 6개월 단위로 이뤄져, 이번 신청 은행들은 12월말까지 승인여부가 결정되며, 올 12월말에 기본 내부등급법을 신청할 경우 내년 6월까지 승인여부가 결정돼 승인시 내년 7월부터 적용하게 된다. 고급 내부등급법의 신청은 내년 6월에 받는다.

바젤Ⅱ가 적용되면 각 은행들은 자행의 특성에 따라 자기자본비율(BIS비율) 수치가 소폭 증가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은행중 국민은행만이 바젤Ⅱ 시행시 BIS비율 상승이 예상된다. 가계대출을 비롯한 소매금융의 점유율이 높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최근 조사된 국민은행의 BIS비율은 13.93%로 외국계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민은행 리스크캐피탈부 홍창희 차장은 “바젤Ⅱ 내부등급법과 관련해 2002년부터 자체적으로 준비해왔고 2005년부터 유효테스트를 실시했다”며 “기본 내부등급법이 시행될 경우 BIS비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은 BIS비율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외환은행은 비율 상승·하락 여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아직 서지 않은 상태다.

최근 BIS비율이 11.54%인 기업은행의 바젤Ⅱ전담반 권태고 반장은 “기본 내부등급법 적용시 BIS비율이 조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신청을 결정했다”며 “내부등급법 시행으로 인해 시장의 우려만큼의 대출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내년에 고급 내부등급법도 신청할 예정이다.

BIS비율이 18.13%로 국내 은행들 중 가장 높은 산업은행의 리스크관리부 손기석 부장은 “기업에 경쟁력이 있을 경우에는 오히려 자금조달이 쉬워질 것”이라며 “우량 기업을 잡기위해 은행들이 몰리게 될 것이며 그럴 경우 오히려 기업은 금리를 골라서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은 내부 기본등급법에서 금감원의 승인을 받을 경우 내년 고급 내부등급법 신청도 검토할 계획이다.

최근 BIS비율이 11.90%인 우리은행의 리스크총괄팀 안형덕 팀장은 “신BIS 시스템을 1년 이상 적용해 평가중”이라며 “BIS비율 하락에 대비해 올 상반기 하이브리드 증권(신종 자기자본증권) 10억불 발행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유럽의 경우도 아직 바젤Ⅱ 시행이 미비한 상태라며, 신청시 승인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오히려 더 큰 내부적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어 이번 신청은 보류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BIS비율이 11.93%인 신한은행의 리스크관리부 이삼용 부장은 “바젤Ⅱ와 관련해 내부적인 준비는 이미 다 된 상태”라며 “다소 부족한 점이 있을 수도 있고 여타 내부적 사정 등을 고려해 이번에는 신청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BIS비율이 12.53%인 하나은행의 종합리스크관리팀 고형석 팀장은 “현재 은행 내부적으로 바젤Ⅱ 관련 시스템을 적용·검증 중”이라며 “내부등급법과 관련된 전반적인 대응방향은 자행 임원진들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젤Ⅱ의 내부등급법 시행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현재도 심한 수준으로 지적되고 있는 은행들의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더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대부분의 은행권 관계자들은 크게 대출이 위축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이나 기업 모두 신용도 관리에 충실 한다면 오히려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금융권 관계자들은 바젤Ⅱ가 시행되면 은행마다 각기 신용도 평가가 달라지는 만큼, 주거래은행을 정해서 신용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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