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AI'로 우수인재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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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주요 계열사 시범적용…자기소개서 부합도·직무적합도·표절여부 분석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롯데그룹이 인공지능(AI)으로 뛰어난 인재를 가려낸다. 12일 롯데는 "이번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부터 서류전형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한 평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롯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 계열사에서 참석한 채용담당자 워크숍과 올해 1월 인사팀장 워크숍을 열어 AI 도입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그 결과 롯데정보통신과 국내 언어처리 전문기업이 함께 개발한 AI 시스템을 3월 말부터 접수하는 신입사원 공개채용 입사지원자의 자기소개서 심사에 활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 신동빈 회장 신년사 통해 '디지털 전환' 강조

이번 AI 시스템 도입 결정은 신동빈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일환으로 읽힌다. 신 회장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모든 사업 프로세스에 적용해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롯데는 2016년 말 한국IBM과 업무협약을 하고,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기술인 IBM 왓슨(Watson)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다양한 사업에 AI를 활용한다. 지난해 9월 롯데제과는 왓슨을 통해 확보된 데이터를 토대로 빼빼로 신제품 '카카오닙스'와 '깔라만시'를 선보였다. 그해 12월에는 롯데백화점이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로사'(LOSA)를 출시하고, 소비자들의 온·오프라인 구매패턴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채용과정에 도입한 AI는 '인재상에 대한 부합도'와 '직무적합도', '표절여부' 등 3가지 방향으로 자기소개서를 분석해 지원자가 조직과 직무에 어울리는지 판별하도록 돕는다. 인재상에 대한 부합도는 우수 인재의 성향과 패턴을 분석해 지원자의 정보와 비교한다. AI가 기업에 필요한 인재상과 얼마나 들어맞는지 분석하는 셈이다.

직무적합도는 채용 부문 직무의 특성과 지원자격 요건, 지원자가 직접 작성한 직무 관련 경험 등을 비교·분석해 판단한다. 특히 블라인드 채용 전형인 '롯데 스펙태클 채용'에 직무적합도 분석을 집중 적용하기 위해 기존 직무 관련 과제 제출과 함께 보유역량 기술서를 추가 접수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지원자들이 제출한 자기소개서 표절 여부 검증을 돕기 위해 각종 인터넷 웹페이지와 공공·학술자료 빅데이터를 연동한다. AI가 표절이 의심되는 문장을 자기소개서에서 찾아내 알려주는 것이다.

◇ 백화점·마트부터 도입, 결과 참고자료 활용

AI 도입 초기임을 고려해 롯데는 이번 상반기 백화점과 마트 등 주요 계열사에 시범 적용한 뒤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서류전형 평가 방법을 병행하고, AI의 심사 결과는 참고 자료로만 활용한다.

앞으로 자기소개서 데이터가 축적되고, 관련 기술과 알고리즘이 정교해지면 반영 범위를 넓힌다. 반영 비율도 높이면서 신입사원 공채 외에 경력사원 채용, 직원 평가·이동·배치 등 인사업무 전반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채용과정 AI 도입을 계기로 롯데는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자세히 검토하고 공평한 기회를 주는 동시에, 뛰어난 인재를 가려낼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특히, 시스템 기반 서류전형 심사를 통해 능력중심 채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보통 4만건에 이르는 자기소개서가 접수되는 서류전형 심사 시간도 줄면서 업무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롯데 채용담당자는 "AI 도입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해지면서 능력 있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청년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점을 고려해 채용시스템 고도화와 함께 고용 창출에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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