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 구조조정 지지부진
자산운용업계 구조조정 지지부진
  • 임상연
  • 승인 2003.06.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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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證 와이즈 지분 매각 검토…경영권 다툼 원인
일부사 자본잠식 등 투자자문사 전락 위기

자산운용통합법 시행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자산운용업계의 구조조정은 지지부진하다.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이 자본 확충을 통해 투신사 전환을 도모하고 있지만 투자 메리트를 상실,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미 투신사 전환을 진행하고 있는 곳마저도 대주주간 이해상충으로 계획이 무산되는 등 진통을 겪고 있어 자산운용업계의 위기감이 한층 팽배하고 있다.

23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 와이즈에셋의 지분 31.7%를 인수, 최대주주가 된 부국증권이 두달도 채 안돼 지분 재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부국증권은 와이즈에셋 지분을 인수, 투신영업을 강화할 방침이었으며 또 자산운용업법 시행에 맞춰 증자를 통해 투신사 전환도 계획하고 있었다.

자산운용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었던 부국증권의 와이즈에셋 인수가 이처럼 급변한 것은 대주주간 경영권 다툼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즈에셋은 현재 부국증권 29억원, 기도산업 15억원, 신영증권 대양이앤씨 등 5억원, 이밖에 박경희 홍준영등 개인주주가 5억원씩을 출자하는 등 지분 구성이 복잡하다.

이에 대해 부국증권 한 고위관계자는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 확대 등도 검토했지만 주주간 이해상충으로 어려운 상태”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부국증권이 신규사업 계획을 쉽사리 포기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장옥수 대표가 부국증권의 새 지휘봉을 잡으면서 김지완 전임 사장의 사업확장 계획을 뒤집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와이즈에셋의 투신사 전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지면서 자산운용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높아가고 있다. 와이즈에셋은 소규모이긴 하지만 실적면에서 업계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알짜로 여겨졌기 때문.

지난 2002년 12월 말 현재 13개 자산운용사중 자기자본이 100억원 이상인 곳은 미래에셋 KTB 마이다스 와이즈에셋 등 6개사 뿐이다. 나머지 자산운용사는 모두 자본잠식 상태이고 뉴스테이트 맥쿼리IMM 등은 자본잠식 비율이 50%를 넘는다. 또 이들 회사는 대부분 수탁고 감소, 보수 인하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합병 매각 증자 모두 여의치 못해 투자자문사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는 “현재로서는 영세 자산운용사의 경우 투자자문사로 업태 전환하거나 아예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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