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첫 연임 윤종규 회장…노조·경영분리 과제
KB금융, 첫 연임 윤종규 회장…노조·경영분리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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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된 윤종규 KB금융지주 현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리딩뱅크 도전 '청신호'…취약한 리더십 극복 위한 '소통' 절실
"멀리 가려면 더불어 가야…은행장 겸직 분리안 이사회 전달"

[서울파이낸스 손예술 기자] 지난 2008년 KB금융지주 출범 이후 첫 연임 회장이 탄생했다.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확대지배구조위원회(확대위)는 윤종규 회장 외에 2인(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을 최종 후보로 추천했으나, 김옥찬 사장과 양종희 대표가 인터뷰를 고사하면서 윤종규 회장이 단독 후보로 추대됐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윤종규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

출범 이후 지주 회장과 은행장 간의 갈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KB금융지주의 연임 회장 배출에 금융권은 다양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KB사태' 이후 강력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한 윤종규 회장의 한수가 성공했다는 평이다.

또 관료나 낙하산 인사를 배제했다는 점에서 의미도 있다. 과거 KB금융지주는 지주 회장으로 정치권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진 못했다. 과거 취임한 어윤대 전 회장과 임영록 전 회장을 두고 정치적 입김에 휘둘린 인사라는 얘기가 나왔다.

'리딩뱅크'로의 도약 역시 윤 회장의 연임에 따라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올 초 KB금융지주의 주가가 신한금융지주 주가를 추월했다. 또 순이익의 격차도 좁혀져 은행권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은 상황. 윤종규 회장 취임 직후 KB금융지주 순이익은 지속적으로 커졌다.

2014년(1조4007억원) 2015년(1조6983억원) 2016년(2조143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의 순이익은 2014년(2조811억원) 2015년(2조3672억원) 2016년(2조7748억원) 으로 집계됐다. 윤 회장이 1조 가까운 격차를 5000억원 수준으로 줄인 공이 크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회장 후보 추천 절차 과정에서 나온 끊임없는 잡음이 조기에 진화되지 못할 경우 다시 KB금융지주를 흔들 수 있다.

KB노동조합협의희는 회장 후보 추천 시기와 절차가 처음부터 공개되지 않은 '깜깜이 인사'라는 주장과 함께 '어윤대(어차피 윤종규 회장이 대세)', 즉 윤종규 회장 연임을 애초부터 염두에 둔 인선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 대세론이 나올 시점 노조와의 갈등을 원만히 봉합치 못했다는 점에서 리더십 부재론도 거론된다.

KB금융 안팎에서는 윤 회장이 실적 내기에 바빠 노조나 직원을 돌아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편입하는 과정에서 '화학적 결합'이라는 측면을 배제했다는 시각도 있다.

윤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더불어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직원들과 소통하고 공유하도록 노력해 왔다. 아직 제 정성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며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노사 간 갈등 봉합을 위한 마지막 열쇠로 국민은행장 선임을 거론하고 있다. 윤 회장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장 겸직 분리에 대한 안을 이사회에 얘기했으며,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를 달래기 위해 주주총회에 노조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어 노사 간 갈등이 재점화될 여지는 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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