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가용비'…대용량 생활용품 인기
불황엔 '가용비'…대용량 생활용품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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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사용 제품에 주로 적용"고가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도 동참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실속을 강조한 대용량 생활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이어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가 새로운 소비 형태로 떠올랐다. 관련 업계에선 가용비를 앞세워 장기 불황에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 애경 '샤워메이트 내추럴 레시피' 바디워시. (사진=애경)

생활뷰티기업 애경은 7일 1000g 대용량 '샤워메이트 내추럴 레시피' 바디워시를 새로 선보였다고 밝혔다. 애경에 따르면, 제품은 달콤한 향 바이탈 바디워시와 상큼한 향의 리프레싱 바디워시로 구성됐으며, 화학성분을 빼고 망고나 프로폴리스 같은 자연유래성분을 넣었다. 가용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가격도 1만원 미만(1통당 9900원)으로 정했다.

아모레퍼시픽도 가용비 마케팅에 동참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7월 11일 252mL 대용량 '아이오페 바이오 에센스 인텐시브 컨디셔닝'을 출시했다. 바이오 에센스 인텐시브 컨디셔닝은 아이오페 브랜드의 주력 제품 중 하나로, 2012년 8월 첫선을 보인 뒤, 1년 만에 매출 500억을 넘어섰다. 바이오 에센스 인텐시브 컨디셔닝 대용량의 1개 가격은 7만2000원, 1mL당 단가는 286원이다. 1개 가격이 6만원인 169mL 제품의 1mL당 단가(355원)보다 훨씬 싸니, 가용비를 높인 셈이다.

▲ 아모레퍼시픽 '순행클렌징오일'과 '순행클렌징폼'. (사진=아모레퍼시픽)

과거엔 주로 저가 브랜드에서 대용량 제품이 출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가 브랜드에서도 용량을 늘린 제품이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고가 한방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에서도 지난 7월 10일 용량을 기존(200mL)보다 2배 늘린 '순행클렌징오일'과 '순행클렌징폼'이 나왔다. 배로 늘린 용량에 견줬을 때 가격은 30%가량 저렴하다.

배유리 설화수 마케팅 담당자는 "고객들이 저렴함에 주목하고 대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매일 사용하는 제품이라 늘 용량이 부족했는데, 대용량이 출시돼 흡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 LG생활건강 '라끄베르 딥 앤 모이스트 더블액션'.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역시 중·저가 브랜드 빌리프에 이어 라끄베르와 이자녹스를 통해 잇달아 대용량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LG생건이 지난 7월 13일 선보인 '라끄베르 딥 앤 모이스트 더블액션' 가운데 클렌징폼과 오일, 클렌징워터가 대용량이다. 이승섭 라끄베르 마케팅 담당자는 "좋은 원료를 함유한 제품이지만,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가성비를 높였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용비를 중시하는 소비 추세로 대용량 마케팅이 떠올랐지만, 유행을 타지 않고, 주로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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