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형, 전체의 67.8% 차지…年 수익률 1.58% '0.57%p↓'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근로자들의 은퇴 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퇴직연금 적립금이 지난해 140조원을 넘어섰지만 수익률은 1%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47조원으로 전년 대비 16.3% 증가했다. 적립금이 150조원 가까이 쌓인 것은 지난 2005년 퇴직연금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11년 만이다.
퇴직연금의 모든 제도 유형(DB·DC·기업형IRP·개인형IRP)에서 적립금 규모가 늘어났다. 자세히 보면 퇴직급여 수준이 사전에 결정돼 있는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이 99조6000억원으로 15.4% 늘었고 적립금 운용 실적에 따라 퇴직급여가 변동되는 확정기여형(DC)은 34조2000억원으로 20.3% 급증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은 12조4000억원, 기업형 IRP는 8000억원으로 각각 6.5%, 14.1% 증가했다.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이 전체의 67.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DC형(23.3%), 개인형 IRP(8.4%)가 뒤를 이었다.
퇴직연금 적립액은 늘어가고 있지만 수익률은 1%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퇴직연금(총비용 차감) 연간 수익률은 1.58%로 전년(2.15%)보다 0.57%p 하락했다. 전체 적립금의 89.0%에 해당하는 원리금보장상품의 연간 수익률은 1.72%, 실적배당형상품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수익률(-0.13%)을 각각 기록했다.
단 5년·8년 장기 수익률은 각각 2.83%, 3.68%로 양호했다. 또 실적배당형상품(8년 5.61%)이 원리금보장상품(8년 3.05%)에 비해 우수했다. 퇴직연금은 장기간에 걸쳐 적립금이 쌓이고 운용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수익률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지난해 퇴직급여를 수령하기 시작한 만 55세 이상 계좌 24만718개 중 연금수령을 선택한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수령액 기준으로는 전체 5조7617억원 중에서 20.3%가 연금으로 수령했다. 일시금수령 계좌의 평균수령액은 1938만원으로 연금수령 계좌 평균 수령액의 6.2% 수준이었다. 상대적으로 적립금이 적은 소액 계좌의 경우 연금보다는 일시금 수령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